오프라인 유통가업계가 온라인으로 쏠리는 고객을 잡기 위해 대안 마련이 한창이다. 눈에 띄는 점은 초대형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넓고 화려한 점포는 보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고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고객이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은 이제 유통가의 대세로 떠올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대형 점포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초 잠실점을 메가스토어로 첫선을 보인후 지금까지 수원과 안산, 선부, 울산에 이어 지난달에는 메가스토어 5호점인 발산점과 6호점 마산점을 동시에 오픈했다. 이달에도 경남 창원에 7호점을 오픈해 연내 7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메가스토어는 가전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체험 콘텐츠를 갖춘 1652㎡(5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말한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총망라하고 편의시설을 갖춰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매장을 추구한다.
최근 하이마트 점포 수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되레 대형점포는 늘고 있는 셈이다. 롯데쇼핑이 점포 다이어트에 나서면서 롯데마트에 입점한 하이마트 역시 페점을 이어 가고 있다. 실제 작년말 466개던 하이마트 점포는 지난 9월 말 기준 453개로 축소됐다.
문총 롯데하이마트 점포개발부문장은 “매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재밌고 편안한 매장으로 꾸미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오래 머무르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메가스토어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화 추세는 대형마트 업계서도 엿볼 수 있다. 올해 5월 이마트는 10개월간의 리뉴얼을 통해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할인점과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에 전문점 시설을 더한 곳을 이마트타운으로 명명하는데. 월계점은 일산 킨텍스점에 이은 이마트타운 전체 2호점이자, 서울 첫 점포다.
여기에는 체험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와 장난감 전문매장인 ‘토이킹덤’, ‘레고스토어’ 등으로 꾸몄다. ‘더타운몰(THE TOWN MALL)’에는 유명 맛집 ‘카페 마마스’와 ‘온기정’, ‘매란방’ 등 식음 브랜드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 역시 대형화가 한창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초부터 운영하고 있는 인천터미널점에 인근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까지 더해 롯데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지난 2월 26년 만에 인천 남촌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천 롯데타운을 어떤 식으로 조성할지 현재 계획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형 점포는 줄여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 들어 빅마켓 신영통점과 양주점, 천안점, 빅마켓 킨텍스점, 천안점, 의정부점, 금정점, 서현점, 마장휴게소점 등 총 9곳의 매장을 없앴다. 지난달에는 구로점과 빅마켓 도봉점이 문을 닫았다. 이들 중 구로점 등 일부 점포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형 점포다.
코스트코 역시 최근 문을 연 점포는 대부분 초대형 매장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7년 송도점을 비롯해 이듬해 대구혁신점과 세종점, 지난해 5월에는 하남점까지 오픈해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대구혁신점은 아시아 매장 중 연면적 1위, 하남점은 2위, 송도점은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초대형 매장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대형화에 나선 것은 볼거리와 체험 등 즐길거리가 없이는 더 이상 고객의 발걸음을 끌어내기 힘들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매출 사위 점포는 본점과 잠실점, 부산본점 순인데 이들은 호텔과 하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함께 위치한 타운화된 점포다.
대형 점포는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연초 처음 선보인 메가스토어 1호점 잠실점의 리뉴얼 오픈 후 최근까지 누적 매출(2020년 1월 9일~11월 26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1월 9일~11월 26일)에 비해 35%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볼거리와 체험거리 없이는 매장 방문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오프라인 유통점포가 물건 판매 뿐만 아니라 데이트 장소 등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