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TV 속 문 대통령, “탄소중립 선언”

입력 2020-12-10 20:08 수정 2020-12-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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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 연설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연설 방송은 흑백으로 송출됐다. 이는 회색빛 하늘에 갇힌 현실을 의미한다. (출처=청와대 유튜브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 연설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연설 방송은 흑백으로 송출됐다. 이는 회색빛 하늘에 갇힌 현실을 의미한다. (출처=청와대 유튜브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흑백 화면에 등장했다. 잿빛 공기에 갇히지 않도록, ‘탄소중립’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나아가 선도 국가로 도약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회색빛 흑백 화면을 통해 메시지에 무게를 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7시 35분부터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 연설문을 발표했다. 이날 연설은 지상파 방송 3사 등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어진 연설은 시작부터 흑백 화면으로 송출됐다. 회색빛 하늘에 갇힌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흑백 영상의 탄소 발생량은 일반 방송의 ¼수준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소품 하나까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했다. 이날 착용한 넥타이는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이다. 집무실 책상에는 ‘지구 환경 위기 시간’인 오후 9시 47분을 나타내는 탁상시계가 비치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새 기후 위기가 우리의 일상에 아주 가까이 와 있었다”며 “지난 10년 사이 100년 만의 집중호우, 100년 만의 이상고온, 100년 만의 가뭄, 폭염, 태풍, 최악의 미세먼지 등 ‘100년 만’이라는 이름이 붙는, 기록적 이상기후가 매년 한반도를 덮쳤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어제의 우리가 오늘을 바꿨듯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을 바꿀 수 있다”며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며 “한발 더 나아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3대 목표도 제시됐다. △산업·경제·사회 모든 영역에서의 탄소중립 강력 추진 및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IT 등 3대 신산업 육성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소외 계층·지역이 없는 공정한 전환 등이다.

문 대통령은 “목표 달성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겠다”며 “탄소중립 친화적 재정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녹색 금융과 펀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년 개최하는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고, 임기 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은 어려워도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K-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를 회복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 비전 역시 국민 한 분 한 분의 작은 실천과 함께하면서 또다시 세계의 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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