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 최후의 담판 나섰지만...커져가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비상

입력 2020-12-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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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 가능성 언급하며 상대 압박
EU 집행위, 비상조치 제안
영국, 어업 분쟁 대비 군함 대기…6주분 의약품·식료품 비축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만찬 협상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만찬 협상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연합뉴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정한 잠정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속 협상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양측의 수장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합의점을 찾기 위해 직접 협상을 주도하기까지 했지만, 이들이 사실상의 시한으로 정한 이번 주말이 다 끝나가도록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의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가 없는 영국의 EU 이탈)’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공식적인 협상 마무리 기한은 올해 말까지이지만, 양측은 13일을 사실상의 협상 시한으로 둔 상태다. 영국과 EU는 최후의 협상을 지속해나가고는 있으나, 양측 모두 합의 가능성을 크게 점치지는 않고 있다. 되레 ‘노 딜’ 가능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대응 조치에까지 나서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어업 및 공정경쟁 규정과 관련한 EU 측 제안에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 “이는 양측이 무역협정 없이 약속된 전환 기간의 종료를 맞이할 가능성을 매우 크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역시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노 딜이 합의 가능성보다 크다”고 우려했다.

물론 이러한 발언이 상대측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의 기술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전략으로만 보기에는 양측의 태도가 강경하다는 평가다. 영국과 EU 모두 노 딜 상황에 대비한 움직임에 나섰기 때문이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는 최근 “영국과의 무역 합의가 없는 상태로 전환기가 종료되는 내년 1월 1일을 맞이할 수 있다”며 비상조치를 제안했다. 노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조치는 6개월 동안 EU와 영국 간 항공·도로 화물·여객 등 기본적인 교통 연결을 보장하고,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어업과 관련한 법적 체계를 만들기 위한 규정을 제시한다.

영국 또한 EU와 합의 없는 상황에 대비, 어업수역을 지키기 위해 해군 초계함 4대를 대기시켰다. 아울러 6주 동안의 의약품, 백신, 식료품 등을 부축하는 등 향후 노 딜 상황에 따라 발생할 위험이 있는 필수재 부족 사태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EU 측은 이미 제안을 변경할 바꿀 생각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EU 측 고위 관계자는 “단일시장을 지키는 것은 EU에 있어 일종의 한계선”이라며 “EU의 제안은 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으로 합의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EU의 원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밤샘 협상이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현재 영국이 EU의 제안을 수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양측이 합의에 실패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과 유럽 경제를 더욱 짓누르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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