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코로나 이후 美ㆍ中 경제적 지역화 심화"

입력 2020-12-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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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소재 자체조달 역량 확대해 리스크 줄여야"

▲중국의 중간재 교역 실적 변화 (출처=전경련)
▲중국의 중간재 교역 실적 변화 (출처=전경련)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중국 등 G2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지역화가 심화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무역통계시스템(K-stat) 자료로 중간재(부품 소재) 교역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기준 중국의 부품 소재 수입액이 3055억 달러(약 333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4832억 달러)보다 36.8% 줄었다고 14일 밝혔다.

전체 수입액 중 부품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41.6%에서 27.5%로 14.1%포인트(p) 떨어졌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수입한 부품 소재를 가공ㆍ조립해 완제품을 다시 수출해왔지만, 코로나19와 무역규제 등으로 소재 수입이 어려워지자 중국 내 자체 조달을 높인 것으로 전경련 측은 해석했다.

최근 화웨이, SMIC EMD 중국 기업들은 자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중국에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이어지면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중간재 교역 실적 변화 및 PMI 지수 추이 (출처=전경련)
▲미국의 중간재 교역 실적 변화 및 PMI 지수 추이 (출처=전경련)

반면,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전체 수입액 중 부품 소재의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 1~9월 28.2%였던 부품 소재의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32.1%로 3.9%p 증가했다.

미국의 완제품 자체 생산기능이 리쇼어링(생산시설의 국내 이전) 확대 등으로 상대적으로 강화한 것으로 전경련 측은 풀이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도 10월 59.3으로 2018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PMI란 기업 구매담당책임자들이 제조업 경기 수준을 예측하는 지수로, 50 이상은 제조업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미국 PMI는 올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50을 넘기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과 일본은 아직 코로나19에 따른 재편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중간재 수출은 1~10월 기준 2936억 달러로 지난해 3204억 달러에서 8.4% 줄었다. 수입은 2083억 달러에서 1923억 달러로 7.7% 감소했다.

중간재 교역의 주요 대상국과 비중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체 무역액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60.7%에서 60.9%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 중심으로 짜인 GVC를 단기간에 재편하기 쉽지 않고 미국과 같이 리쇼어링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점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부품 소재 무역액 전체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부품 소재 무역의 비중이나 주요 국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G2 국가를 중심으로 중국은 부품 소재 자체조달 확대, 미국은 완제품 생산 확대라는 GVC 지역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전체 무역 중 중간재의 비중이 약 60%에 달하고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비중이 높아 향후 리스크 경감을 위해 부품 소재의 자체조달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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