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배당 확정한 신세계…정용진 '당당'ㆍ정유경 '불안'

입력 2020-12-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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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왼쪽)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왼쪽)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

일찌감치 향후 3년간의 배당을 확정한 신세계그룹의 두 수장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올해 매출 성장을 이뤄냈지만,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는 매출이 축소됐다. 신세계(백화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12월 특수도 기대할 수도 없어, 연말까지 매출 축소가 이어질 땐 배당 명분이 약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매출액 14조991억 원(잠정치)으로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했다.

이 기간 신세계는 총매출액 3조4552억 원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3년 간의 최저 배당을 약속하면서 실적 부진은 장기간의 배당 확정 명분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는 지난달 3년 간 최소 배당을 보장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는데, 각각 연간 영업이익의 15%와 10%를 배당을 확정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무관하게 최소 2000원과 1500원의 최저 배당금까지 약속했다.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 등 급변하는 유통 환경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과감한 배당 정책의 배경으로 증여세 납부가 지목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9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를 어머니 이명희 회장에게 증여받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받은 이마트 지분 229만1512주의 가치가 3190여억 원으로 추정되며, 정유경 총괄사장이 수여한 신세계 지분 80만9668주의 가치는 1741여억 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가 1917억 원, 정 총괄사장은 1045억 원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5년 삼성전자 지분매각을 통해 600억 원을 확보했고, 이 중 241억 원을 이마트 지분 매입에 썼다. 또 지난 10년간 이마트·신세계 합산 배당금으로 총 428억 원을 받았다. 현금 보유액은 787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3년간 해마다 최소 103억 원씩 배당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이 수령을 확정한 배당금은 총 309억 원이다.

이미 확보한 현금을 감안하면 추가 확보해야할 현금은 약 800억 원으로 줄어든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사의 지분 가치는 8371억 원에 달해 자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 증여세 납부엔 무리가 없을 예정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널 지분 매각으로 930억 원을 이미 확보했고 지난 10년간 이마트·신세계 합산으로 141억원을 받았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증여세 납부 현금 여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지만, 아직 남은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0%씩에 대한 추가 납부도 대비해야 한다.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3년 최저 배당을 확정했지만, 온도 차이는 뚜렷하다. 이마트는 매출 확대를 이뤄냈고, 신세계 매출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다는 점을 볼 때 신세계는 12월에도 뚜렷한 매출 반등을 꾀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마트에 비해 신세계의 배당 명분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순 매출 3638억 원(전년 대비 -6%), 영업이익 281억 원(-45%)을 기록했는데, 기존 점포 성장률이 -3.4%(전년 대비)로 크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영업이익률이 2.2%포인트 하락했다"며 "명품·가전 등 저마진 상품군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온라인 수수료도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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