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감정 인식 기술을 갖춘 키즈 모빌리티 ‘리틀빅 이모션’을 개발해 어린이 환자 치료에 시험 운용한다.
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모션은 미래 자율주행시대에 필수적인 자동차와 탑승자를 교감할 수 있게 하는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EAVC)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EAVC 기술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이 산학협력 중인 연구 과제로, 입원 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병실에서 진료실까지의 이동 거리를 두렵고 무서운 긴 여정으로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적용하게 됐다.
EAVC 기술을 갖춘 이모션은 어린이의 감정을 파악하고 진료에 대한 거부감과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의료진에게 진료를 앞둔 어린이 환자의 감정 상태 정보를 미리 제공해 1차 예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AVC 기술은 모빌리티가 탑승자의 표정, 심장박동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해 감정 및 생체 상태를 파악하고, 차량 내의 오감 요소를 통합 제어해 실시간으로 탑승자의 감정과 상황에 맞게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 머신 러닝을 바탕으로 가속과 감속, 진동, 소음 등 다양한 주행환경과 실내외 환경 조건 속에서 탑승자가 반응하는 생체 정보와 감정 상태를 차량이 학습한 뒤, 축적한 데이터를 판단 근거로, 음악, 온도, 조명과 진동, 향기 등 차량 내 각종 시스템을 능동적으로 제어하고, 운전자의 감정 상태와 생체 상황에 최적화된 공간 창출을 돕는다.
이모션에 적용된 EAVC 기술은 △표정 인식시스템 △호흡유도 시트벨트 △심장박동측정 센서 △감정반응형 엠비언트 라이팅 △감정 기반 향기 분사 장치 등 다섯 종류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어린이의 감정을 인식한 뒤 시각ㆍ청각ㆍ촉각ㆍ후각 등 네 가지 반응 장치를 작동시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개발됐다.
표정 인식시스템은 운전석 앞에 달린 카메라로 어린이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파악한다.
호흡 유도 시트벨트는 몸을 감싸 안아 어린이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트벨트에 장착된 심장박동측정 센서를 통해 심박 수와 호흡을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한 어린이 환자의 감정과 신체 상태 정보는 의료진에 전송되고 다양한 콘텐츠로 출력돼 이동하는 순간이 즐거운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차체 하부에 적용된 감정반응형 엠비언트 라이팅은 EAVC와 연동해 색상을 바꾸면서 주변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에게 어린이의 감정 상태를 알려준다. 빨간색은 두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를, 노란색은 두려움이 다소 줄어든 상태를, 초록색은 진료받을 준비가 된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차량 전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EAVC와 연동된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음악을 제공한다.
감정 기반 향기 분사 장치에서는 심호흡을 도와주는 호흡 유도 시트벨트의 팽창 주기에 따라 달콤한 사탕 향기를 분사해 어린이의 기분 전환을 돕고, 진료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마지막 과정에서는 비눗방울을 분사한다.
이모션의 제원은 길이(전장) 1380㎜, 너비(전폭) 810㎜, 전고(높이) 820㎜에 최고속도는 시속 7㎞로 미취학 어린이에게 알맞게 설계됐다. 차체와 EAVC 시스템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차량 성능개발센터와 MIT 미디어랩이 공동 개발했고, 디자인은 EV 콘셉트카 ‘45’를 담당했던 디자인팀이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서 어린이 진료 연구에 특화된 병원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 바르셀로나 SJD 어린이병원과도 협력했다.
이모션은 현재 SJD 어린이병원에서 시범 활용되고 있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형성된 다양한 사용자 경험 데이터는 향후 인공 지능 기반의 차량 내 감정 인식과 어린이 승객을 위한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동 수단으로서 자동차의 역할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서 다양한 이동 공간에서 미래 모빌리티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연구 중”이라며 “최첨단 모빌리티 제어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감정 인식 기술이 융합되어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이동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