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이먼 버밍엄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단에 “오늘 밤 WTO에 정식 요청할 방침”이라면서, 호주 정부가 ‘정식 양자 협의를 요청한다’는 뜻을 중국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WTO의 분쟁 해결 절차가 완벽하지 않으며, 바라는 것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지만 궁극적으로 호주가 취해야 할 적절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호주산 보리가 부당하게 싼 가격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호주 정부가 생산자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총 80.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매년 호주 호리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던 중국시장으로의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정부가 자국의 보리 생산에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중국 측의 부장을 부정하면서, WTO에 정식적인 개입을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 버밍엄 장관은 “국내 곡물 및 보리 생산자를 보전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키는 것과 관련해 호주에는 매우 강력한 논거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와 중국은 밀접한 경제적 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지난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내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의 화웨이테크놀로지를 배제하기로 한 이후부터 긴장감이 감돌더니,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을 계기로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 4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 발원과 관련해 국제적 독립 조사를 요구하면서 양국 관계가 완전히 불편해진 것이다. 해당 발언이 전해진 이후 중국은 호주산 보리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의 ‘호주 때리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중국은 일부 호주 육가공 공장의 소고기 수입을 중단하는가 하면, 호주산 와인에 반덤핑 관세 212%를 부과하는 등 잇단 보복성 조치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