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대졸 청년 실업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대학교육은 개선해야 한다

입력 2020-12-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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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젊은 층의 교육 수준은 OECD 최고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전문대졸 이상 청년(25~34세) 대졸자 비율은 2009~2019년 기간 중 60.6%에서 69.8%로 상승했다. 한국의 청년 10명 중 7명이 대졸자로, OECD 37개국 중 1위다. OECD 평균 44.9%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한국은 고학력 청년 실업자가 유독 많다. 같은 기간 대졸자 실업률은 5.0%에서 5.7%로 악화돼, OECD 내에서 실업률 순위가 14위에서 28위로 하락했다. OECD의 ‘Education at Glance’자료에 의하면, OECD 37개국 평균 청년 대졸자 실업률은 같은 기간 6.1%에서 5.3%로 개선됐다. 반대로 대졸 실업률이 증가한 국가는 그리스(7.0%), 터키(1.7%), 덴마크(1.5%)에 이어 한국은 불명예 순위 4위다.

청년 대졸자 고용률로 비교해도 한국은 2019년 76.4%로 OECD 33위로 하위권이다. 고용률(취업자÷만15세 이상 인구)은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되는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등 비경제활동인구 수를 포함하기에, 실업률의 과소추정 문제를 보완하는 개념이다. 고용률이 높은 국가는 리투아니아 92.4%, 네덜란드 91.6%, 영국 90.4%, 스위스 90.1%, 아이스랜드 89.9% 순이다. 한국보다 고용률이 낮은 국가는 그리스 72.8%, 터키 72.3%, 이탈리아 67.8% 뿐이다.

결국 한국의 청년 대졸자 실업이 심해지는 이유는 대졸자가 고학력 일자리보다 많아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의하면, 2009년~2019년 중 고학력 일자리인 관리자, 전문가, 사무종사자 수는 연평균 2.2%만 증가했다. 대졸자가 갈만한 제조업 고용도 연평균 1.3%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졸자는 연평균 3.5% 증가했다.

우리는 대학 수도 늘었지만, 특히 대학 정원이 크게 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 정원이 웬만하면 2만 명을 넘는다. 3만 명이 넘는 대학도 15개나 된다. 대학 1곳당 평균 정원은 8554명으로 일본(2467명), 미국(3447명)보다 2배가 넘는다. 해외 명문 대학인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학부생 수는 5000∼6000명 수준이고 영국 옥스퍼드대, 일본 도쿄대, 중국 베이징대 등은 1만∼1만5000명이다.

우리도 입학정원제를 선진국처럼 졸업정원제로 전환하고, OECD 평균 대졸자 비율인 45%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대졸 청년 실업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의 대학은 사립대가 84%를 차지하며, 국공립대가 16%다. 국공립대가 72%인 OECD 평균과는 반대 현상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국공립대를 제외한 수도권 사립대의 정원을 단계별로 줄여나가야 한다.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수는 전국에서 36%를 차지한다. 학령인구도 줄어드는데 수도권 주요 사립대로 지방 학생이 몰리면 지방 대학이 무너지고, 결국 지역균형발전은 더 어려워진다. 지방 청년들이 교육부터 직장까지 수도권으로 몰리니 지방은 별도리가 없다.

대학 교육 과정도 4차 산업 수요에 맞춰 직무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은 워싱턴 DC 인근에 제2 캠퍼스를 2023년부터 2만7000명을 채용해가면서 순차 적으로 오픈한다. 그러나 인근 대학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인재 조건과 안 맞아 학교에 지원금과 사내 전문가를 강사로 파견하면서 교과목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독일은 고교 과정에 ‘듀얼 시스템’을 운영한다. 인턴으로 현장 직무를 이수한 후 고교 졸업하면 바로 취업한다. 대졸자와 급여 차이도 거의 없어 33% 정도만 대학에 간다. 직장에 다니다 필요할 때 대학을 다니면 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되고 있다. 어차피 모든 청년 대졸자가 취업할 일자리는 구조적으로 제한적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대학 정원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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