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 증시 전문가는 향후 자산매입 규모 확대나 장기채 매입비중 확대 등이 단행될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보일 때까지 채권 매입 등 금융시장 지원책도 지속하기로 했다. 또 미 경제가 애초보다 성장률이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제시했다.
◇나중혁ㆍ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0~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12월 성명서는 11월 성명서와 유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약속을 되풀이했고, 경기 상황 및 금융 여건 판단 관련 문구에는 단 한자의 변화도 없었다.
이번 12월 FOMC는 긍정적인 경기 판단에도 불구하고 포워드 가이던스 변화를 통해 오히려 미 연준의 통화완화적 스탠스가 강화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판단된다. FOMC 직후 연방기금금리 금리 인하 확률이 더 낮아지고,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달러인덱스가 제자리를 찾아간 것은 이러한 부분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시장 기대는 립서비스로 일부 충족시키고,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 역시 일부 드러낸 무난했던 이벤트로 해석된다.
◇임혜연 KTB투자증권 =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 완화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통화완화 수단이 경기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경우, 자산매입 규모 확대 등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FOMC에선 자산매입 정책의 변화를 고려할 실업률, 물가 등의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또 자산매입 규모 확대와 같은 추가 조치도 부재했는데, 이는 시장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한 언급이라고 판단된다.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의 자산매입 관련 논의를 고려하면, 향후 자산매입 규모 확대나 장기채 매입비중 확대 등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시기에서는 시장 기대와 연준의 실제 변화 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