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경제정책, 코로나 취약층 지원 집중해야

입력 2020-12-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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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17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민생과 직결된 소비와 고용에 주안점을 둔 경제운용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한국판 뉴딜의 디지털·그린 경제에도 본격 시동을 걸기로 했다.

정부는 빠른 경제활력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도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한 대규모 ‘돈풀기’로 내수·투자·수출을 진작하고, 고용 안정과 소상공인 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의 추가 소득공제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소비대책, 재정 투입을 통한 공공일자리 확대 및 고용증대 세액공제 개편 등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의 고용대책이 다양하게 망라됐다. 선도형 경제 전환 과제로는 혁신·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친환경·저탄소 경제 전환,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에 집중키로 했다.

소비와 고용을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은 것은, 내년에도 코로나19 타격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코로나가 진정되기는커녕, 연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씩 나오는 3차 유행의 확산세는 심각하다. 소비가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고, 고용 회복도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나마 수출과 투자가 떠받쳐 주고 있지만 앞으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1%, 내년에는 3.2%로 내다봤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감염병 확산 진정과 함께 세계 교역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수출과 민간소비가 올해 각각 -6.2%, -4.4%에서 내년 8.6%, 3.1% 증가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내년 4.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무리한 수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너무 낙관적이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의 영향을 배제한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0%, 한국개발연구원(KDI) 3.1%, 국제통화기금(IMF) 2.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다. 내년 성장률 3.0% 달성도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도 거리두기 3단계 등 경기하방 요인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경제 전망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정책 방향은 합리적이지만, 대책들의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다. 코로나 피해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의 대비가 소홀하고, 소비진작 대책의 재정을 타격이 큰 영세자영업 지원에 집중해야 하지만 이 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결국 위기 극복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갈수록 악화하고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보다 비상한 경제운용 체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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