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이날 미국 증권개래위원회(SEC)에 기업에 대한 정보와 향후 기업공개(IPO) 방안을 담은 유가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SEC의 서류 검토가 끝나면 시장 및 다른 여건을 고려해 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가 SEC의 심사를 거쳐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게 되면, 미국을 거점으로 하는 주요 암호화폐 거래 기업의 첫 번째 상장 사례가 될 전망이다. WSJ은 “미국 내외 증시에 상장된 소규모 가상화폐 기반의 회사가 있기는 하지만, 코인베이스처럼 큰 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는 에어비앤비 개발자 출신의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골드만삭스 트레이더였던 프레드 에어샘이 지난 2012년 설립했으며, 현재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중에서 거래량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3500만 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베이스 측은 구체적인 상장 시기나 IPO를 통해 확보할 자금 규모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코인베이스의 기업 가치가 80억 달러(약 8조 7664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지난 2018년 투자금을 모집할 당시에도 77억 달러로 평가받은 바 있다. 아울러 코인베이스가 전통적인 IPO 대신, 신주 발행 및 공모 절차 없이 기존 주주와 직원들이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다이렉트리스팅(직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코인베이스가 내년 IPO 시장에서 ‘최대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SJ은 “2021년에도 IPO 시장은 활황이 예상된다”며 “코인베이스의 경우 대형 상장의 제1군에 속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코인베이스의 상장 계획 승인 여부는 암호화폐 지지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년 동안 투기적 성격과 잠재적 자금 세탁 우려에 따라 대중들과 주요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암포화폐가 주류자산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WSJ은 “코인베이스의 IPO는 대안화폐가 헤지펀드와 보험사 등에게서 주목받는 주류 자산으로 변화하면서, 암호화폐 시장과 이 회사의 수년간의 성장을 나타내는 정점을 뜻한다”고 전했다.
한편 코인베이스의 상장 신청은 최근 가상화폐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안 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연초 대비 3배가량 급등했다. 전날에는 2만3000달러를 웃돌면서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