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박계훈 아주IB투자 본부장 “초기기업, 데스밸리 넘어 유니콘으로 키워야죠“

입력 2020-12-21 06:00 수정 2020-12-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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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훈 아주IB투자 액셀러레이터 사업단 본부장
▲박계훈 아주IB투자 액셀러레이터 사업단 본부장
“최근 벤처 산업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면서 초기 기업들에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만,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쉽지 않죠. 이들이 주어진 기회를 낭비하지 않도록 돕는 게 액셀러레이터로서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벤처업계에서 자주 쓰이는 말 중 ‘데스밸리(Death Valley)’라는 용어가 있다. 스타트업이 창업 후 자금 조달이나 시장 진입 등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기간을 지칭한다. 이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너는 스타트업은 본격적인 성장의 길로 접어들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결국 도산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갈림길을 앞둔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하고 육성하는 기관이 바로 액셀러레이터’이다.

박계훈 아주IB투자 액셀러레이터 사업단 본부장은(상무) 벤처캐피탈(VC)의 투자업무와 액셀러레이터와 차이점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보다는 초기 단계 기업을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일”이라며 “어느 정도 투자금을 유치해본 기업보다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기 전인 완전 초기 기업에 멘토링을 진행해 회사의 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속한 아주IB투자는 2년의 준비 끝에 올해 초 사업단을 출범, 4월 중소벤처기업부에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로 등록했다. 8월에는 중기부가 주관하는 팁스 프로그램(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운영사로 선정됐다.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 KIST, 고려대병원 등과 컨소시엄도 꾸려둔 상태다.

초기 기업을 직접 발굴해 유망기업으로 육성하는 일련의 과정이 녹록지는 않다. 박 본부장은 “벤처투자와 달리 액셀러레이팅은 회사의 내부통제가 갖춰지지 않거나 전문경영인이 없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이들 기업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다”면서 “검토시간에 비해 작은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게 돼 업체가 성공을 거둬도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액셀러레이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은 ‘창업 생태계’ 조성에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벤처투자를 하면서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사업경험 부족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초기기업을 봐왔다”면서 “우리가 VC로서 쌓아온 벤처투자 역량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초기 기술창업기업을 육성해 기술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에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업단 출범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액셀러레이터 사업단을 이끄는 박 본부장은 VC 업계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그는 스탠퍼드대학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의 항공사업부가 KAI로 통합될 당시 3사 통합 관련 태스크포스(TF)팀에 합류했던 것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당시 TF 소속돼 외자유치업무를 맡게 되면서 초기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투자하는 VC들의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그 길로 곧바로 동양창업투자(현 유안타증권)로 자리를 옮겨 VC 업계에 입문하게 됐다. 20년간 그의 손을 거친 기업의 상당수가 사업성을 인정받고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바이오 업체인 압타머사이언스와 유앤아이, 소재 분야 나노켐텍, 콘텐츠업체 NEW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박 본부장은 현재 TIPS 운영사로서 바이오, 소재, 딥테크 분야의 4개 창업팀의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초기기업의 성장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고 보람을 느낀다”며 “이들의 데스밸리 극복을 위해 신규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후속 투자와 해외 진출을 지원해 초기 기술창업이 기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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