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정점을 지났는지 여부가 증시환경과 수급상 당분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 들어 특징적인 모습인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외국인의 이 같은 매수세 유입를 두고 환율 효과에 따른 경향이 강해 국내증시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변화로 보기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환율이 향후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주식의 매수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반등에 따른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환율이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인지 또한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최근 한국 CDS 프리미엄 하락에서 보듯 한미 통화스왑의 효과가 점차 힘을 발휘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국의 지난 10월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950선을 저점으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국내증시는 여타 국가대비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특성상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의 외국인의 투자패턴을 감안한다면 매수세는 일부 종목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상승 종목의 슬림화된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강했던 만큼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을 염두하는 한편으로는 외국인 매매 종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전날 프로그램 차익 매물에 발목이 잡히며 지난주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닷새만에 하락 마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외 여건의 우호적 변화와 관련해 “세계 각국의 정책 공조로 시장 불안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는 점과 그동안 글로벌 증시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점 역시 무시못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추세적인 외국인 매도세 완화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겠지만 그동안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자금이탈의 주된 원인이었던 신용 경색 현상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실제 외국인들이 최근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종목들은 뭐가 있을까.
증권선물거래소가 집계한 지난주 후반부터 12월 첫 거래일까지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들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LG전자, POSCO, 신세계, 삼성화재,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NHN, 현대중공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징적인 부분은 외국인들이 업종 대표주와 대형 IT주에 매기가 집중적으로 형성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들어 상장 국내기업들 대부분의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업종 대표주의 향후 반등 장세가 재차 도래할 경우 상승 폭이 여타 종목보다 높을 것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IT주의 경우 업황 불안이 여전하다는 인식이 대체적인 상황이라 근본적인 시각변화로 해석하는 데 무리가 있지만 외국인들의 이머징마켓 IT섹터 포트폴리오 변경과 관련, 국내 IT기업 비중을 재차 높이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