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50조 풀릴 것… 수도권 토지시장 들썩일 가능성 커
“정부가 서울ㆍ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목표로 3기 신도시의 토지 보상 일정을 이례적으로 서두르면서 여러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이익을 토지주들과 공유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신태수 전국개발정보 지존 대표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이 정부의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존은 국내 유일의 토지 보상 및 부동산 개발 정보 플랫폼이다. 매년 전국에서 풀리는 토지 보상금 규모를 조사해 발표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1만여 건의 전국 부동산개발 정보와 이와 관련된 55만여 건의 빅데이터를 보유 중이다.
신 대표는 “3기 신도시 중에서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가 24일 소유자별 협의보상가를 개별 통지하고 본격적인 토지 보상을 시작한다”며 “하남 교산지구도 소유자별 협의보상가를 개별 통지하지만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탓에 토지 보상 계약 일정이 미정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양주 왕숙1지구는 감정평가사 선정을 마쳤지만 토지 보상 전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주민대책위가 감정평가를 반대하고 있어 평가를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왕숙2지구는 주민 몫의 감정평가사 추천이 완료됐지만 주민대책위 간의 합의 불발로 감정평가사 선정을 못하고 있어 당초 계획된 연내 토지 보상은 물 건너간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신 대표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정부의 조급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꼽았다.
그는 “토지 보상 절차는 통상 지장물 조사가 완료되고 지구계획 승인이 이뤄진 이후 시작되는데,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서울ㆍ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이례적으로 토지 보상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며 “사업시행자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정책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을 갖고 세밀한 대책을 마련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내주는 현지 주민들에게 법의 테두리 내에서 통 큰 배려를 해주는 노력이 아쉽다”면서 “사업시행자가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개발이익을 독식할 것이 아니라 토지주와 공유할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지존은 내년 말까지 전국의 공공주택지구, 산업단지, 도시개발사업, 사회기반시설(SOC), 민간공원특례사업 등으로 50조 원에 달하는 토지 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추산한다. 이 중에서 90%에 육박하는 금액이 토지 보상을 수반하는 각종 개발사업이 집중된 수도권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내년 초부터 토지 보상금이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수도권 토지시장도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규모 토지 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예고되자 향후 토지 보상이 예정된 개발사업지구에 편입된 경매나 공매 물건에 투자하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대토보상을 확대하고 리츠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사업지구에 따라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 대표는 끝으로 “전국 단위의 체계적인 부동산 개발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곳이 없다”며 “정부 차원의 통합데이터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