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감염 제로’ 싱가포르, 경기 불황에도 부동산 시장은 활황

입력 2020-12-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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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준 지역 감염자 0명에 봉쇄 완화 결정...주택 거래도 꾸준히 늘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해 11월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걷고 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해 11월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걷고 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싱가포르도 부동산 시장만큼은 여전히 뜨겁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봉쇄 정책이 점차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부 긴축 정책과 일자리 감소에도 싱가포르 시민들이 집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봉쇄 정책 완화와 백신 보급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싱가포르 정부는 28일부터 봉쇄 정책 일부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5명으로 제한되는 집회 허용 인원은 8명으로 늘어나고, 쇼핑몰과 관광 명소, 예배 장소를 포함한 공공 장소의 수용 제한 조치도 완화된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싱가포르 내 신규 확진자 수는 0명이며, 해외 유입 확진자만 19명이었다.

이와 함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연말까지 화이자 백신의 첫 배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3명의 경제학자와 분석가를 대상으로 한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5.5%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내년 싱가포르 집값이 평균 4%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RA리얼리티의 니콜라스 막 연구원은 “이 같은 좋은 소식은 향후 2년간 잠재적 주택 구입자들의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내 주택 매매 의사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지표를 통해 나타났다. 월별 개인 주택판매는 4월부터 9월까지 줄곧 상승했다. 특히 9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329건으로, 2018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SCMP는 싱가포르의 9월 실업률이 3.6%로 2004년 이후 가장 높았지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있었던 2003년 9월(4.8%)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홍콩 부동산 업체 후톤스아시아의 테렌스 리안 판매책임자는 “주택시장에서 보이는 미래지향적 전략은 시장의 안정성 덕분”이라며 “정부의 재정 조치 도움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 관점에서 지금이 좋은 기회”라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어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은행들까지 고정 대출이자를 1% 이하로 낮추면서 주택 자금 대출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관광 수요가 싱가포르 국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여행 제한이 사라질 때까진 안심하기 이르다고 경고한다. 앞으로 한동안은 주택 수요가 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쿠쉬용 부동산 분석가는 “부동산 구매자들이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있지만 부동산, 특히 임대 수요는 한동안 약할 수 있다”며 “임차인 확보에 베팅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MAS 역시 부동산 시장의 과열 양상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MAS는 “불확실한 경제 전망이 소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계는 새로운 부채를 통해 부동산을 구매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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