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들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직원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기업들은 앞다퉈 직원들에게 당근을 제시하며 접종 독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 통신사 버라이즌은 백신 접종 비용을 사내 건강보험에서 전액 보장하겠다고 했다.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회사 스퀘어풋은 백신을 맞는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주겠다고 공지했다.
지난주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도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EEOC는 최근 발표한 가이던스에서 “기업들은 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기업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직원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이유이지만, 백신을 의무화할 경우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는 백신에 대한 불신과 종교적 이유로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법적 다툼 등 책임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온라인 회의에서 “회사 업무 복귀 전 백신 의무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자신이 먼저 접종을 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앤디 아이히스펠트 DFS 최고인사책임자(CHRO)도 “되도록 많은 직원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의무화할 생각은 없다”면서 “우리 기업의 운영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용주들의 연합체인 EHIR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대기업 30곳 가운데 절반가량이 백신 접종 의무화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중 24%는 주(州) 혹은 카운티 지침을 따르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20일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75세 이상 노인과 의료종사자로 정했다. 다음으로는 필수직군이 대상이다. 이에 기업들은 자사 직원들을 먼저 맞히려고 필수직군 선정 재량권을 가진 주 정부를 상대로 로비전을 벌인 데 이어 당근까지 제시하며 사업장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마음이 앞서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