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EU 27개국 대사들을 만나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왕 부장이 중국과 유럽의 포괄적 투자협정이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대사들에게 말했다”며 “대화를 통해 협정 내 합의된 부분이 이견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또 “왕 부장은 다극화 정세의 중요 세력으로서 중국과 유럽은 세계 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만 강제 노동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올해 미국과 무역 분쟁을 일으키면서 EU와의 관계 강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말 EU가 미국 정부에 제안하기로 한 협력 계획 초안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중국 측도 다급해졌다. 당시 ‘세계적 변화를 위한 EU-미국의 새로운 어젠다’ 제하의 초안에는 “향후 중국의 전략적 도전에 대응하는데 EU와 미국이 함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을 비판한 데 이어 유럽의회마저 이와 관련한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투자협정 체결에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노동 기준을 준수해야 하지만, 중국 측은 이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EU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강제노동과 관련한 ILO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면, 투자협정을 체결하는 데 필수 요소인 유럽의회의 승인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과 EU는 7년간 관련 협상을 벌여왔다”며 “EU의 핵심 요구인 강제노동 종식은 27개 회원국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사항”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