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LG전자,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몸집 키워 전장부품 새판 짜는 구광모

입력 2020-12-23 15:00 수정 2020-12-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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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LG전자가 전장부품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재계는 LG전자가 세계 3위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23일 발표한 것을 놓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장 로드맵이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친환경차 및 전동화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 강점에 시너지를 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또 합작법인이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성장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 및 제조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은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앞서 LG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Chevrolet) 볼트(Bolt)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지난해 1100만 대에서 올해 1330만 대, 2025년 5660만 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 (사진제공=LG전자)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 (사진제공=LG전자)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전자는 VS사업본부, ZKW, LG 마그나 합작법인 등 자동차 부품 사업의 3개 축을 완성했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이자 캐시카우로 육성하기 위해 2013년 VS(Vehicle Components Solutions) 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11억 유로(약 1조1400억 원)를 들여 인수했다.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세계 5위권에 있다. LG전자는 2019년 말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한다. 이들 모두의 실적은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새판짜기도 힘을 얻고 있다. 구 회장 취임 후 LG는 투자와 인수합병(M&A), 차세대 전장부품 발굴을 통해 전장 로드맵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특히, LG 계열사들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 생태계와 전기차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차세대 통신 기술 기반의 자율주행 솔루션 등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현대차와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콘셉트 모델을 개발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선 자율주행 및 전장 관련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LG화학은 전지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했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LG그룹 사장단 워크숍에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후 LG 계열사들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램프,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며 전장 사업에서 선명한 색깔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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