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감산ㆍ가격인하 언제까지?

입력 2008-12-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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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지속은 기정 사실화... 가격인하는 '글쎄'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산업계를 이끌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연관업종인 철강산업도 가격인하와 감산을 통해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 1일 출하분부터 철근과 H형강 등 일부제품에 대해 t당 10만원 가량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1일 출하분부터 철근, H형강, 일반형강 등에 대한 제품가격을 t당 10만∼12만원 인하했다.

동국제강 역시 1일 출하분부터 13mm 철근제품의 가격을 t당 10만원 인하하면서, 수요감소라는 시장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인하 정책의 지속 여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과 철스크랩 가격의 바닥 다지기, 글로벌 경기 부양책 제시 등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보산강철이 내년 1월에도 열연강판 가격을 t당 700위안 내리겠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도 가격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향후 국내 철강업계가 '가격 동결' 방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종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가격의 추세적 반등은 2010년 3분기 말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수요부진에 따라 철강사들이 감산을 지속하고, 증설 설비 완공에 따른 가동률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건설자재직협의회는 2일 "철근의 원재료인 국내외 고철가격을 감안할 때 고장력 10mm 기준 가격은 t당 55만원에 불과하다"며 제강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제강업계가 철근 가격을 더 인하해야 한다며 제강업체는 물론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협조를 구하기로 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하 움직임과 관련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가격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국내 건설업계의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으며, 제강업계는 현재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산의 경우는 오히려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철강업계는 조선과 자동차 산업 시황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관련 산업의 부진은 그대로 철강업계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일 현대차 울산 3공장을 제외한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가 모두 감산에 돌입키로 함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을 제조하는 동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감산을 결정했다.

동부제철은 최근 연초 계획보다 자동차용 냉연강판 생산량을 10만t 가량 줄이기로 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냉연강판 생산량이 270만t에 이르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해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하이스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할 정도로 주문량이 많았지만 주요 거래처인 현대·기아차도 감산에 돌입함에 따라 냉연강판 공장을 수리·보완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더욱이 조선업계의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조선용 후판을 납품하는 포스코나 동국제강의 경우도 생산량 조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연관산업의 부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더욱 답답하다"며 "해외시장 판로개척 등 대안을 찾고 있지만, 최근 경기침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철강업계의 감산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체의 감산현상은 내년 상반기에 강도가 더욱 세질 것"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은 점차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는 내년 중반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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