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국내외 경제·무역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20-12-27 16:23 수정 2020-12-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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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EU 무역, 새로운 통관 절차 따른 장벽에 큰 영향
영국 GDP, 장기적으로 4.9% 감소 전망…코로나19보다 충격 커
“한국 기업 영향은 제한적…통관 지연은 대비해야”

영국과 유럽연합(EU)이 크리스마스이브에 극적으로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하면서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새롭게 펼쳐질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기업들은 무역협정을 포함한 영국과 EU의 미래관계 협상 타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양측 경제와 무역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협상 타결 후 “새해에도 EU와의 교역에서 관세나 비관세 장벽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대한 자유무역지대가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자동차공업협회의 에릭 요나어트 사무총장은 “새로운 통관 절차에 따른 장벽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합의로 주권을 되찾았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런던정경대의 토머스 샘슨 교수는 “브렉시트가 영국 국내총생산(GDP)을 장기적으로 4.9% 감소시킬 것”이라며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장기적 영향은 마이너스(-) 1.7%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EU의 속박에서 벗어나 미국, 고속 성장하는 아시아와 더 긴밀하게 협력해 영국이 더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016년 국민투표만 하더라도 영국은 중국과 밀월관계였다. 즉, EU가 빠진 빈자리를 중국이 채울 수 있다는 논리였다.

올해 들어 코로나19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논란 등에 영국과 중국 관계가 냉각하면서 이런 전략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영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자취를 감췄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하고 나서 이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하고 나서 이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미국도 브렉시트에 회의적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영국은 EU와 미국을 연결하는 통로였으나 브렉시트 마무리로 더는 그런 역할이 필요 없어졌다”며 “또 영국이 그토록 원하는 FTA도 바이든 정권의 첫 번째 관심사가 아닐 것이다. 미국이 더 큰 EU 경제블록보다 영국을 더 우선순위에 놓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안감에 월마트와 미쓰비시자동차 등 글로벌 대기업이 영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U와 미국도 타격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EU 기업들도 영국처럼 새 통관 절차 등장에 따른 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EU에 대한 회의론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달러화당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미국도 대영국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한국은 이미 영국과 FTA를 체결해 브렉시트가 국내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새해부터 영국과 EU 간 통관절차가 부활하는 만큼, 통관 지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 밖에도 각종 규제와 시험, 인증에서 원산지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이 달라지는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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