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비수도권 2~2.5단계)로 유지하기로 한 데에는 지속적인 병상 확보 등으로 의료·방역체계가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382개 중 156개,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275개 중 9개가 남아 있다. 확진환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에 시달리던 수도권의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도 서울 51개, 인천 4개, 경기 25개 등 80개가 비어 있는 상태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으로 하루 1000명 이상의 환자 발생이 계속하더라도 일반 의료체계에 차질이 없으면서 코로나19 환자가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대응역량 강화는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민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공모 결과, 394병상의 추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조속한 시설공사 등을 거쳐 연내 운영이 가능하도록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루 이상 자택에서 대기하는 환자가 500명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으나 병상 확충과 배정의 효율성을 계속 개선해 대기를 최소화했다”며 “오늘 0시 기준으로 수도권의 하루 대기환자는 96명으로 두 자릿수까지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방역도 더디게나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1주간(20~26일)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1017명으로 직전 1주보다 68명 늘고, 이 중 60세 이상 환자는 318.1명으로 직전 1주보다 4.8명 늘었으나, 주말 이동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수도권은 19~20일 휴대전화 이동량이 역대 최저인 2443만 건으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3월(최저 2451만 건)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14일 이후 누적 1252명이 확진됐다. 총 검사량은 47만9835건에 이른다. 무증상·경증환자 비율이 높은 임시 검사소의 특성상 ‘숨은 감염원’을 조기에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숨은 감염원을 조기에 찾아내지 못하면 향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다만, 연일 1000명 안팎의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역학조사가 확진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27일 2주간 신규 확진자 1만4109명 중 4021명(28.5%)의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권 차장은 “힘든 한 해였던 만큼 가족과 친한 지인들이 함께 모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고 중요한 순간이다. 그 어떤 작은 모임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지난 한 달여간 유행 특성을 보면 가족 간 전파가 빈번해 전체의 약 24%, 19세 이하의 환자는 약 44%가 가족 내 선행확진자를 통해 감염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장년층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사회생활을 통해 감염된 후 가족 내 배우자, 자녀, 부모로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나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 길”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