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앤트그룹, 추락 어디까지…결제 제외 사업 분할 위기 직면?

입력 2020-12-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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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앤트, 결제서비스 회사라는 본모습 돌아가야” 질책
금융지주사 설립 필요성도 제기…규정 준수·개인정보 보호 요구
마윈 설립자, 정부 규제 비판에 미운 털 단단히 박혀

▲마윈 알리바바그룹홀딩 설립자가 2018년 10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발리/AP뉴시스
▲마윈 알리바바그룹홀딩 설립자가 2018년 10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발리/AP뉴시스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 핀테크 업체인 앤트그룹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앤트는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를 할 것이 확실시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았다.

그러나 알리바바와 앤트에 부정적 인식을 하게 된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앤트를 둘러싼 위기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고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26일 앤트그룹 임원들을 소환해 질책성 면담을 가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날 공개한 면담 내용에 따르면 당국은 앤트의 열악한 기업 지배구조와 규정 경시 등을 비난했다.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경쟁자를 제거하고 소비자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당국은 앤트 측에 “결제서비스 회사라는 본모습으로 돌아가고 규정을 준수하며 사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를 위해 별도의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앤트는 당국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하겠다고 답했다.

마윈 알리바바 설립자가 10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리스크 방지를 지상 과제로 여겨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관리로 금융 부문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추락 계기가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국가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있는 자리에서 마윈이 당국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가뜩이나 알리바바와 앤트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던 중국 정부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세계 최대가 됐었을 앤트의 IPO를 취소하는 등 군기 잡기에 나섰다. 알리바바는 당국이 반독점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에 24일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13% 폭락해 일일 기준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앤트의 몰락이 어디까지 가는지 파악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중국 당국이 근본적인 변화는 의도하지 않고 단지 인터넷 기업들에 경고를 내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움직임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중국 정부는 앤트 분할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주주 구성이 복잡해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앤트의 각 사업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앤트에서 수익성이 좋은 자산관리와 신용대출과 보험 등을 분사시키고 이들을 총괄하는 금융지주사를 신설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금융지주사는 당국의 좀 더 면밀한 조사를 받는다.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의 천수진 중국 금융 리서치 대표는 “앤트가 결제서비스만 한다면 성장 잠재력이 제한될 것”이라며 “본토에서 온라인 결제는 이미 포화상태이고 앤트의 시장점유율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꼬집었다.

이를 능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다. 바로 당국이 자산관리와 대출, 보험 등 사업을 아예 포기시키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와 시장이 단기적인 고통을 받더라도 사업을 중단시켜서 IT 억만장자들에게 교훈을 준다는 의도로 이런 극단적인 대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인리히재단의 앨릭스 캐프리 애널리스트는 “공산당은 중국에서 최후의 존재이자 전부이며 모든 것을 통제한다”며 “어떤 것이든 궤도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면 매우 신속히 후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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