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타타대우의 코로나19 감추기

입력 2020-12-28 16:00 수정 2020-12-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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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가별 방역 상황과 대응을 놓고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국민소득과 경제력, 국방력으로 갈렸던 강대국의 서열도 무너졌지요.

대표적으로 G2 역시 이번 위기 속에서 제대로 체면을 구겼습니다. 중국은 ‘창궐지’라는 오명 속에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고, 투명하지 못한 정보로 인해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초강대국 미국은 또 어떤가요. 느슨한 대처 탓에 확진자가 속출 중이고, 매일매일 ‘9.11테러 희생자’와 맞먹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점은 한국입니다. 우리는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받았습니다.

발 빠르게 진단키트를 승인하며 선제적 검사에 나서는 한편, 이른바 선제적 ‘드라이브 스루’ 도입으로 확진자를 빠르게 가려냈습니다. 이를 폄훼하던 미국과 일본 역시 자존심을 굽히며 뒤늦게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지요.

무엇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가 초기 확산 세를 막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 확진자가 폭증하자 주요 국가들이 한국발 입국자를 통제했었는데요. '천덕꾸러기'가 됐음에도 방역 당국은 매일 쏟아지는 확진자 규모를 여과 없이 발표했습니다. 그뿐인가요. 집단발병 단체와 지역, 확진자 동선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며 추가 확산을 막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른바 '방역 은폐' 논란이 이어집니다.

방역당국이 ‘선제적 전수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마당에 확진자 발생 사실을 꼭꼭 감추려는 기업과 단체가 존재합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유독 타타대우상용차 비협조적입니다. 지난달 말, 타타대우 군산사업장은 사흘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공장 근로자는 물론 이들과 접촉한 가족과 지인들까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방역 당국은 전수 조사로 검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유독 이 회사의 공식 홍보 창구만 관련 기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조차 ‘자가격리’된 마당에 관련 기사의 확산을 막는 데에만 급급했습니다. “그게 무슨 기삿거리가 되느냐”라는 게 홍보 책임자를 통한 회사의 공식 입장이었으니까요.

기업 홍보를 책임지는 담당자로서 가동중단을 비롯해 부정적 기사에 대응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이해도 됩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중형 트럭 출시를 열흘 남긴 상황이었고, 행여 감염 확산이 출시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가 컸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완성차 메이커, 나아가 전체 제조업계의 대응과 확연히 달랐던 이들의 대응에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쌍용차조차 이런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확진 사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온 나라가 똘똘 뭉쳐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마당에, 유독 타타대우만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타타대우에 묻겠습니다. "국가적인 방역 상황에 ‘확진자 발생’이 감춰야 할 일인가요? 게다가 감춘다고 그 사실이 감춰졌습니까?" 새로 출시하는 트럭이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봤다고 상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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