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후 규제식 규제지역 지정 손봐야…사전 점검 시스템 구축 필요”
정부가 부산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인근 중소도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 인근 비규제지역의 집값은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 오르는 현상)로 어김없이 오르고 있다. 이번에도 부산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인근 경남 양산시와 김해시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현행 사후규제 방식이 아닌 사전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셋째 주(2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양산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91% 급등했다. 양산시 아파트 매매값은 지난 11월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 1차 규제지역 발표 당시 0.16~0.22%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달 17일 부산 내 자치구 9곳이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0.91% 상승했다.
부산과 맞닿은 김해시도 아파트 매매값이 들썩였다. 김해시는 11월 내내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셋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0.21%로 3주 연속 올랐다. 부산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자 풍선효과로 김해지역 집값이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산과 김해의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양산시 물금읍 ‘양산대방노블랜드7차메가시티’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8일 4억9000만 원에 팔렸다. 이곳은 지난달 6일 3억8800만 원에 거래됐다. 한 달 만에 거래가격이 1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현재 같은 평형 호가는 최고 7억 원 선에 형성됐다. 인근 ‘양산신도시 한양 수자인 더퍼스트’ 전용 84㎡형도 지난 26일 3억5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2억9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6000만 원이 올랐다.
김해시 부원동 ‘부원역 푸르지오’ 전용 84㎡형은 지난달 4억2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8500만 원 오른 5억1000만 원에 팔렸다. 이 단지의 현재 호가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 원 이상 오른 6억~7억 원에 형성됐다.
양산시 물금읍 O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집주인들이 매물로 내놨던 걸 거둬들이고 호가를 더 높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반복되는 풍선효과를 막기위해 ‘두더지 잡기’식 규제지역 제도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투자이익을 얻기 위해 자금이 움직이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집값이 크게 상승한 이후 규제지역으로 묶는 ‘사후규제’가 아니라 사전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서 규제하는 방향으로 현행 규제지역 지정 제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