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가격 하락세인데…LNG선만 안정세 유지하는 이유는

입력 2021-01-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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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규제 강화로 수요 견조…LNG선 가격 올해 오를 가능성↑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선박들의 가격이 내림세를 타는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이다. 주요 국가들의 환경 규제 영향으로 수요가 견조한 데 따른 결과다.

탄탄한 수요…LNG 운반선 가격만 안정세

3일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7만4000㎥급 LNG 운반선 신조선가(새로 제작하는 배 가격)는 1억8600만 달러이다. 2018년 10월 이후 14개월 동안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다른 선박들의 가격은 하락세이다. 모든 신규 선박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 초 기준 126포인트이다. 지난해 1월(130포인트)과 비교했을 때 3.2% 하락했다.

지난달 초대형 유조선(VLCC) 신조선가는 8500만 달러이다. 작년 1월(9200만 달러) 대비 8% 감소했다. 수에즈맥스급 유조선은 9% 줄어든 5600만 달러에 머물렀다.

LNG선만 다른 흐름을 보인 이유는 LNG선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시장은 코로나19 쇼크로 선주들이 주문을 미루면서 예년보다 위축됐다.

작년 1~11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1447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에 그쳤다.

악재에도 LNG선은 달랐다. 지난해 말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LNG선을 대거 발주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1일부터 사흘간 LNG선을 각각 9척, 8척 수주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는 중형 유조선, 컨테이너선보다 적다”며 “경쟁자가 적어 LNG선 수주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출혈 경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경 규제 영향으로 LNG선 가격 상승할 가능성↑

LNG선 가격이 연초 하락세를 면할지는 미지수이다. 러시아 등 남아있는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언제 가시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점도 변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LNG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크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화석 연료 감축 기조가 이어지면 LNG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석유 가스회사 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LNG 수요는 전년 대비 12.5% 증가한 3억5900만 톤이다. 2040년에는 LNG 수요가 7억 톤에 이를 전망이다.

LNG선 가격 상승은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에 특히 호재이다. 우리나라는 LNG선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2018년에는 중국 업체가 건조한 LNG선이 호주 인근 해역에서 엔진 고장으로 멈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움직임으로 LNG선 수요는 늘어날 것”며 “다만 여러 불확실성으로 2014년에 기록했던 2억 달러 수준까지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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