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중앙은행 ‘무제한 돈풀기’에 고공행진…올해 시총 15조 달러 늘어

입력 2020-12-31 14:29 수정 2020-12-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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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유동성이 증시 부양
연준 등 9개 주요 중앙은행 자산 총 9.7조 달러 증가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폐장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폐장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올해 전 세계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도 고공행진을 했다.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글로벌 상장사 시가총액은 1년간 약 15조 달러(약 1경6275조 원) 늘어나 100조 달러를 넘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올해 15% 넘게 상승했다. S&P500과 다우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등 미국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3월만 해도 연일 폭락하며 11년 만의 강세장이 끝났는데 이후 극적으로 반등해서 한 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것이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약 13% 뛰었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지만, 이후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오른 것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1989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세우며 폐장했다. 연간 상승폭은 16%로, 아베노믹스 효과를 톡톡히 봤던 2013년 이후 7년 만의 최대폭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충격을 완화하고자 각국 중앙은행이 펼친 대규모 통화정책 완화가 증시를 부양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인하했으며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회사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에 돌입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초대형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착수하고 지난달 그 규모를 확대하는 등 통화정책 완화에 매달렸다.

일본은행(BOJ)은 4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연간 80조 엔이던 국채 보유 증가액 목표를 폐지해 무제한 매입을 천명했다. 지난해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액은 전년보다 63조 엔 늘어난 545조 엔으로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 중국과 영국, 호주, 스위스, 스웨덴과 캐나다 등 9개 주요 중앙은행의 총 자산은 2020년에 31조 달러로, 1년간 40% 이상 급증했다.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도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0.5%대로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 장기금리는 마이너스권으로 내려갔다.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올해 일시적으로 18조 달러까지 확대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현재도 17조 달러 이상이다.

피델리티투자신탁의 시게미 요시노리 투자전략가는 “채권 운용이 어려워지자 투자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주식 다른 금융자산으로 향했다”며 “저금리 환경에서도 높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하이테크 종목과 테슬라 등 환경 관련 종목에 특히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자국 증시 강세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3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연간 6조 엔에서 12조 엔으로 끌어올렸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 가치는 47조 엔으로 팽창했다. 이에 일본은행은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를 제치고 일본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으로 등극했다.

다만 닛케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에 의지하는 자산 가격 상승은 정책이 바뀌면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는 불안정성도 따라다닌다”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하려면 실물경제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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