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사 들어간 집값 통계…정부ㆍ민간 격차 줄인다

입력 2020-12-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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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ㆍKB부동산ㆍ부동산114, 표본주택 늘리고 시세 고도화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와 민간의 부동산 통계기관들이 부동산 시세 조사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기관별 통계수치가 제각각으로 큰 차이를 보여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각 기관은 표본 수를 늘리고 보다 정밀한 조사를 진행해 현실을 반영한 수치로 간극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국가공식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31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0.06% 오르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민간 통계기관인 KB부동산은 같은 날 발간한 주간 주택시장동향에서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값이 지난주보다 0.41%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은 상승폭이 커지면서 0.45% 뛰었다고 밝혔다.

조사 시점이 같은 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를 기준으로 정부와 민간의 변동률 차이가 7.5배나 벌어진 것이다. 일주일만 놓고도 격차가 크다보니 월간과 연간 수치는 훨씬 더 큰 폭으로 벌어진다.

부동산원은 2020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0.86% 올랐다고 파악했다. 민간 통계로 월간 변동률보다 낮은 수치다. KB부동산은 2020년 서울 아파트값이 13.06% 상승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다른 민간 통계기관인 부동산114가 조사한 수치로도 서울 아파트값은 2020년 11월까지 3%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2월을 합산하면 부동산원과 KB부동산 통계 사이에 중간 수준의 수치를 나타내게 된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조사 표본 9400가구→3만2000가구 대폭 확대

이 같은 격차는 주택 표본 수와 조사 방식 차이에서 기인한다.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조사 표본은 현재 9400가구 규모다. 조사 과정에서 실제 거래된 가격의 반영 비중이 높다.

KB부동산의 통계 표본은 전국 152개 시·군·구 3만6000가구 규모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등록된 거래 가능한 시세를 기준으로 통계를 낸다.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인 호가를 반영한다.

그동안 부동산원은 정부 공인 통계기관의 표본 수가 민간 기관보다 적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통계청은 정기 통계품질진단을 통해 부동산원에 부동산 통계를 개선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통계 수치가 국민이 체감하는 집값과 차이가 있다며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부동산원은 2021년부터 주간 조사 표본을 기존 9400가구에서 3만2000가구로 3.4배 늘리기로 했다. 월간 아파트 표본은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두 배 이상, 월간 종합 주택 표본은 2만8360가구에서 4만6000가구로 1.6배 각각 확대한다.

민간 기관들도 통계 수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재정비에 들어갔다. 앞서 2019년 1월 표본을 개편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KB부동산은 지속적인 표본 확충으로 가격통계의 안정성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부동산114는 최근 아파트 시세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간동향을 잠시 중단한 바 있다. 재정비를 마치고 새해부터 수도권 주간동향을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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