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경쟁률 하락…"학령인구 감소, 정시 위주 대입 변화 영향"

입력 2021-01-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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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원격수업 위주, 비싼 등록금 부담" 전망도

▲자사고 외고 폐지 반대 피켓 든 참석자들 (뉴시스)
▲자사고 외고 폐지 반대 피켓 든 참석자들 (뉴시스)

일반고등학교 전환을 앞둔 외국어고등학교(외고) 입학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올해 5873명을 모집한 전국 30개 외고에 6099명이 지원해 1.0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2019학년도 1.36대 1, 2020학년도 1.37대 1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외고 경쟁률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학령인구 감소를 꼽았다.

서울 소재 중3 학생 수가 6만5620명으로 전년도 7만2775명에 비해 7155명(9.8%) 감소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령인구의 감소가 외고 경쟁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각 학교의 대입 성적표가 향후 경쟁률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정체성이 불안정한 외고 등 특목고보다는 일반고로 눈길을 돌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교육당국의 자사고 억제 정책과 2025년 이후 외고 등 특목고의 일반고 일괄전환 정책에 따른 불안 요인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는 이들 학교가 설립 취지와 다르게 입시 위주 교육에 매몰됐고 고입·대입 사교육을 심화시켰다는 게 이유로 외고 등을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외고의 경우 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만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줄어들고 정시가 늘어나는 입시에서 큰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외고 경쟁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외고 경쟁률 하락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싼 등록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주로 이뤄진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교에서 비교과 활동 등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며 “코로나19가 올해 안에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외고나 특목고 진학을 놓고 많이 고민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고의 경우 분기별로 약 200만 원의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한편 인천 미추홀외고는 올해 정원내전형(1.49대 1)과 일반전형(1.52 대1) 등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지역 외국어고 6곳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1.25대 1로 작년(1.63대 1)보다 낮아졌다. 지방 24개 외고의 경우 경쟁률은 1.02대 1에 불과했다. 미달인 외고는 모두 1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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