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치료 받은 황새, 땅끝 해남까지 날아왔다

입력 2021-01-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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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 상태의 황새를 치료 중인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사진제공=세계자연기금 러시아)
▲탈진 상태의 황새를 치료 중인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사진제공=세계자연기금 러시아)

지난해 8월 방사, 한반도 북부·전북 김제 거쳐 이동러시아에서 구조되 치료 받은 황새가 한반도 끝인 해남에서 발견됐다.

국립생태원은 4일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가 지난해 현지에서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황새 한 마리를 전남 해남에서 최근 발견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6월 극동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탈진한 상태인 어린 황새 1마리를 구조하고, 현지 재활센터에서 회복과정을 거쳐 8월 13일 연해주 항카호 북부 지역인 예브레이스카야 자치주에서 방사했다.

이 황새에 부착한 가락지 형태의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한 결과 극동 러시아 예브레이스카야에서 방사된 후 한반도 북부와 전북 김제를 거쳐 전남 해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연구진은 방사 후 황새들이 한반도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한·러 황새 보전 공동연구 기관인 국립생태원에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5일 전남 해남에서 월동하는 황새 18마리를 발견하고 이 중 1마리가 세계자연기금 러시아 지부에서 방사한 황새임을 확인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황새의 도래는 한·러 양국이 기울인 노력의 작은 결실"이라며, "공동연구 대상지인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구조된 개체가 한반도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황새 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생태원과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한반도 황새 생태 축 보전을 위한 한러 공동연구 협정을 시작으로, 러시아 주요 황새 번식지 개선과 이동 경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러시아 항카호 습지 및 두만강 유역에 8개의 인공둥지탑을 설치하고 황새의 인공둥지탑 사용 현황과 번식 상태 자료를 수집하면서 서식지 개선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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