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ㆍ현대차ㆍSK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는 새해 첫 출근일을 맞아 고객중심, 품질혁신, 미래성장과 혁신 등으로 요약되는 올해 화두를 던졌다.
코로나19로 경제 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하면서 고객의 요구를 읽고 소비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한 해를 돌아보고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Back to the Basics'를 내세운 것으로도 풀이된다.
먼저 재계 총수들은 올해 고객과 품질을 키워드로 꺼냈다.
최근 현대차 울산1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 애도를 위해 영상 메시지 대신 서면 신년사로 대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일 글로벌 그룹 임직원에게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며 회사의 경영철학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품질과 안전은 특정 부문만의 과제가 아니다”며 “그룹 전 부문의 임직원과 협력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일치단결해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취임 이후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이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계속해서 구체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21년 디지털 영상 신년사에서 “고객을 세밀히 이해하고,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드는 한 해를 만들자”라고 당부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정직한 브랜드, 가격이 아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의 브랜드라는 굳은 믿음을 고객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성장과 혁신을 당부하는 신년사도 이어졌다.
재계 맏형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은 새해 첫 근무일을 맞아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것으로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라며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언급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의 행복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면서 “도전과 패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힘과 마음을 모아보자”고 당부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새해는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올해는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매어 본연의 소리를 되찾는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서로를 격려해주시기 바란다”며 올해 경영 목표로 현금 창출과 미래 사업 성과 도출을 제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 힘을 실어 달라고 부탁했다. 조 회장은 “입고 있는 옷과 서 있는 자리만이 달랐을 뿐 고객을 섬기는 자세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양사 임직원 모두 다르지 않았다”며 “많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여러분의 마음과 힘을 모아달라”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총수들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장에서 마스크 위로 보이던 여러분의 눈빛에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읽었다”며 유례없는 상황에서 핵심역량을 발휘했는지 돌아볼 것을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새해 경영 화두로 ‘고객 본원적 가치’ 발굴을 제시했다. 그는 일하는 방식부터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 △구성원간의 원활한 협업과 소통 △다양성을 수용하는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