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반도체 올해 양 날개 달고 ‘비상’…D램 초호황·시스템반도체 반격 박차

입력 2021-01-05 13:58 수정 2021-01-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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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수출 1000억 달러 넘을 듯…2018년 이후 3년만 호황기 전망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올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3년 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예상외 성과를 내며 경제 한 축 노릇을 톡톡히 해낸 가운데, 올해 D램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고, 국내 업체들의 비메모리 반도체 역량도 높아지면서 성장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액 기준 전망치는 1093억 달러(약 118조7217억 원)로, 반도체 산업 초호황기였던 2018년(1267억 달러) 이후 두 번째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상승 구간에 들어선 이후, 올해까지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 가트너 등도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약 8~10%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신규 캐파 줄고, 라인 돌리고" D램 슈퍼사이클 기대감 '솔솔'

올해 호황기를 이끄는 가장 큰 축은 D램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말 2.7달러 수준이던 D램 현물 가격이 12월 말 3.46달러로 30% 올랐다. 같은 기간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보합세를 보였지만, D램 현물 가격은 고정가격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슈퍼 사이클 초입부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D램 가격 반등 시기는 올해 1분기 이후에나 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화웨이 러시오더(긴급주문)로 공급사 재고소진 시기가 빨라졌고, 지난달 대만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정전 여파로 슈퍼사이클 도래 시기가 더 앞당겨졌다.

여기에 노트북 등 PC 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더 탄탄하고, 구글, 아마존 등 서버 D램 구매도 재개되면서 일정 이상의 D램 수요가 보장된 상태다. 5G 스마트폰 출시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수요도 회복세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업체들이 D램 신규 캐파(생산 능력)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점쳐진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캐파를 각각 월 4만 장과 2만 장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배당 강화가 필요하고,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비즈니스 인수로 인한 8조에 달하는 인수 대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전략적으로 D램 투자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D램 라인의 이미지센서 전환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현재 D램 생산설비 중 가장 오래된 11라인과 13라인을 카메라 이미지센서(CIS)용으로 전환 중이다.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생산설비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이미지센서를 생산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D램 주요 고객사들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의견을 공유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급락하는 D램 가격과 관련, 공급사들이 ‘가격을 적당히 깎아라’라고 요구하던 것과는 정반대로, 올해는 고객사들이 ‘가격을 적당히 올려라’라고 요구하는 처지로 전환됐다”라고 말했다.

시스템 반도체도 ‘초격차’ 시동…JY 직접 나서 지휘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D램 호황에 시스템 반도체도 가세한다.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기가 메모리 제품 위주로 전개됐다면, 올해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고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5G용 전력 반도체,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수요가 대폭 증가하며 파운드리 업계가 호황을 맞은 데다, SMIC 등 중국 파운드리업체가 미국 제재 영역 안에 들어간 상황도 국내 업체엔 점유율을 늘릴 절호의 기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엔비디아, 퀄컴 등 대형 고객을 잇달아 확보했고, DB하이텍 등 8인치 파운드리 업체도 늘어나는 주문에 생산 단가를 높이고 물량을 완전가동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시스템 반도체 사업 부흥을 이끌고 있다.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내용의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2019년 이후 막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의 두 배를 넘는 만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선점에 매진하는 양상이다.

지난 4일에는 이 부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평택 2공장 파운드리 공장 방문을 택하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삼성전자와 협력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라며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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