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조지아주 주도인 애틀랜타를 찾아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야외 유세를 펼쳤다. 그는 자신이 내세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가 필요하다면서, 대선에서 조지아주가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출해준 것처럼 이번 상원 결선투표에서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라며 “말 그대로 힘은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 두 사람을 선출함으로써 워싱턴과 이 나라의 정치적 교착 상태를 타파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선 투표에서 두 석을 모두 싹쓸이할 경우 미국인들에게 지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확대하는 구제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저녁 조지아주 북부 시골 지역 달튼을 찾아 마지막 지원 유세를 펼쳤다. 그는 “이것만큼 중요한 선거는 없다”며 “과격한 민주당은 상원을 누르고 국민의 모든 생활에 대해 말리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출마한 켈리 뢰플러와 데이비드 퍼듀 공화당 후보들의 재선 성공을 위해 이들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여사까지 화력지원에 나서면서 민주당의 막판 유세에 힘을 보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오바마 여사는 이날 초당파적 단체 ‘우리 모두 투표할 때’가 공동 주최한 조지아주 드라이브인 콘서트에 화상을 통해 참석해 “당신의 힘을 보여준다면 이 지역 사람들은 조지아주와 국가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며 “모두가 투표했을 때 우리는 확실하게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당이 이처럼 조지아주 상원 의석 두 자리에 매달리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단순히 한두 자리를 더 차지하는 것의 의미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50석을, 민주당은 48석을 각각 확보했다. 조지아주의 경우 당시 선거에서 현직인 공화당 의원들이 데이비드 퍼듀와 켈리 뢰플러 의원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5일 결선투표가 열리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존 오소프 후보과 라파엘 워녹 후보가 출마해 각각 퍼듀 의원, 뢰플러 의원과 맞붙을 예정이다. 민주당이 이번에 두 석을 모두 확보한다면 공화당과 의석수가 같아지지만, 대권을 확보한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장을 겸직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과반을 차지한 것과 동등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즉 조지아주의 민심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상원 다수당 지위가 갈리게 된 것이다.
이 두 자리는 향후 국정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화당으로서는 이번 과반수 의석 확보에 정책 영향력 유지가 걸려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하원을 모두 빼앗긴 상태에서 상원의 다수당 지위마저 잃는 참패를 용납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상원을 공화당에 내주게 되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인세 인상, IT 산업 규제 강화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제동이 걸려 버린다. 대통령과 하원을 다 잡고도 당에서 내놓은 진보적 법안들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것이다.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조지아주가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으로 통하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적어도 1석을 차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최근 젊은이들과 소수인종 유입으로 갈수록 민주당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정치전문 웹사이트 ‘538’이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민주당 호부들이 공화당 의원들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