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향후 부가세 수입 감소 전망…세율 인상 등 증세 필요

입력 2021-01-05 14:52 수정 2021-01-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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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세율 56년간 10%, 향후 복지 등 재정 소요 급증 전망

앞으로 고령화 심화로 소비성향이 낮아지면서 부가가치세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세수 확보를 위해 부가가치세율 인상이나 면세를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5일 한국재정학회 재정학연구에 발표한 '부가가치세 세수의 소득탄성치 퍼즐: 원인 분석과 전망' 논문에서 인구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부가세의 세원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부가가치세는 재화 및 용역의 최종가격에 10%를 부과하는 세금으로 지난해 기준 70조8000억 원이 걷혔다. 액수로는 소득세(83조6000억 원), 법인세(72조2000억 원)에 이어 정부 재정의 주요 세목이다.

성 교수는 우선 한국의 평균 소비성향(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소비지출)이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인데도 민간소비지출에 매기는 부가세의 GDP 대비 비중은 거꾸로 상승하는 '세수퍼즐' 현상에 주목했다.

국민 계정상 소비성향은 1978년 59.7%에서 2018년 48.0%로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GDP 대비 부가세 비중은 3.3%에서 4.1%로 상승했다.

성 교수는 한국의 부가세가 소득탄력성이 낮은 생활필수품에 대해서는 폭넓게 면세하고 소득탄력성이 높은 품목을 주로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임재현 세제실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임재현 세제실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성 교수는 고령 가구일수록 과세소비 성향이 작아지므로 향후 고령화가 GDP 대비 부가세 비중을 하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앞으로 성장 효과는 둔화하는 반면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커 GDP 대비 부가세 비중이 줄면서 부가세의 재정 기여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 교수는 "한국은 통일 재원, 복지재정 소요 등의 측면에서 재정 소요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가세의 세율 인상 또는 면세 축소 등 증세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성 교수는 앞서 2012년 발표한 ‘부가가치세율 조정의 소득재분배 효과: 복지지출 확대와의 연계 가능성’ 논문에서도 “복지재정 증가 추세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소득 과세의 세원분포 축소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 세율 인상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가세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소득세와 법인세수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것은 소비기반 과세인 부가세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속해서 경제성장에 영향이 적은 부가세 등은 인상토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부가세율은 1977년 도입 당시 10%로 정한 이후 56년 동안 인상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는 OECD 평균(19.3%)보다 절반가량 낮다. 복지 강국으로 불리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는 부가세율이 2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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