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경제 대국들이 올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13조 달러(약 1경4144조 원) 규모의 상환 청구서를 받아 들게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과 주요 신흥국 7개국 등의 상환 자금은 지난해보다 51% 증가했다. 이 같은 규모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중 상환액이 가장 큰 국가는 미국으로, 7조7000억 달러에 달한다. 2조9000억 달러의 일본이 그 뒤를 이었고 중국은 57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유럽에선 이탈리아(4330억 달러)와 프랑스(3480억 달러)가 많은 축에 속했다. 만기 자금은 전부 신규 차입으로 연장되는 것이 아닌 만큼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자금·통화 정책입안자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만큼 산더미 같은 부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HSBC그룹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전문 애널리스트는 “선진국 대부분이 높은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채권 투자자와 중앙은행 모두 현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협력 의지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발행될 2조 달러 규모의 순공급된 부채 가운데 절반 수준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TD증권은 전망했다.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을 통해 1330억 유로 수준을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인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정책 입안자들이 대출 비용을 낮게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채권은 여전히 인기 있는 시장의 피난처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아버스넛래덤의 그레고리 퍼돈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정부 부채비율이 폭발적으로 높아졌지만, 늘어나는 부채에 대한 단기적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채는 레버리지이며, 남용되지 않는 이상 부를 증가시킬 가장 성공적인 도구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