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위드 코로나] “코딩 덕분에 취업”…디지털 무장하는 금융권 취준생

입력 2021-01-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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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을 배운 덕분에 코로나19로 어려운 취업 시장에서 살아 남았습니다.”

뼛속까지 문과였던 A(26) 씨는 현재 은행권 웹화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어문계열의 학과를 졸업한 후 시스템 개발자로 과감하게 방향을 튼 이유는 이 시장의 인력 수요가 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1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취임사에서 “디지털·친환경 은행으로의 진화는 생존을 위한 미션”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 씨는 “그간 문과여서 취업이 어려웠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빅데이터 솔루션 개발 과정을 수료했고 덕분에 취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공부했던 것 중 70%는 실제 업무에서 활용된다”며 “코딩을 못 하면 입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씨처럼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20대의 최신 취업 트렌드는 소프트웨어 공부다. 90년대생 정규 교육과정엔 코딩이 포함되지 않아 따로 배우지 않으면 금융권에 부는 디지털 전환(DT) 열풍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 인턴으로 들어간 B(25) 씨는 학과 특성 덕분에 대학교에서 코딩을 배우고 흥미를 느껴 학원에 다니고 스터디까지 꾸렸다. 상품의 수익성을 분석하는 B 씨의 부서에서 코드는 필수다. 그는 “코딩으로 고객 100만 명에 대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며 “스터디를 했던 경험이 취업할 때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C(26) 씨 역시 “회사의 데이터베이스에 사용하는 언어를 익히기 위해 코딩을 공부했다”며 “덕분에 문과 입사자보다 기초 교육부터 업무 수행까지 걸리는 연수 기간이 비교적 짧았다”고 했다. C 씨는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코딩 능력이 업무 처리 효율성을 높였다”며 “금융 데이터를 코드화해 분석하는 능력은 업무적으로도 연구를 진행할 때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디지털 분야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뽑는 데 그치지 않고 입사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재교육을 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고려대학교 디지털 금융 공학 석사 과정을 개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빅데이터센터로 발령받은 D(33) 씨는 이론적, 기술적 토대를 쌓기 위해 고려대 디지털 금융 공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D 씨는 “보안, 데이터베이스 설계, API 인프라 등 실제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기술적 요소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사업 기획에 있어 전문 업체와 소통이 과거보다 원활하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D 씨는 “석사 과정은 2년 동안 진행돼 기초를 다질 기회”라며 “데이터 분석의 최신 추세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우리금융지주도 KT와 협력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공동 연수를 진행했다.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실습하고 실무에 적용할 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이 연수에 참여한 40대 E 씨는 “초개인화 시대에 맞춰 고객에겐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고 직원에겐 편리한 실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들었다”고 말했다. 연수 후 그는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을 느꼈다. E 씨는 “방대한 데이터를 구분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며 “고객과 직원에게 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DT에 속도를 내면서 90년대생의 디지털 공부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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