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지 언론인 AJC에 따르면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조지아 북부지역 연방검사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성명에서 “검사장으로 시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사려 깊고 일관되며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봉사할 기회를 주신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1일에는 찰스 필러 조지아주 중부지역 연방검사장이 사임했는데, 한 달 새 연방검사장이 잇달아 사임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온라인 매체 토킹포인츠메모(TPM)는 박 연방검사장이 전날 ‘예기치 못한 상황’이 사임 원인이라고 전한 메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재직할 예정이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물러났다.
다만 주목할 만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의 통화 녹취록이 보도된 다음 날 그가 사임했다는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하고 있다며 “트럼프를 반대하는(네버 트럼퍼·Never-Trumper) 연방검사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통령은 풀턴카운티와 애틀랜타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목했는데 이곳은 박 검사장의 담당 지역이다.
9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박 검사장은 일리노이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검사와 소송 담당 변호사로 일했다. 2011년부터는 세 차례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17년 10월부터 연방검사장을 맡았다. 한국계 연방검사장은 그가 최초였다. 그는 조지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촉망받는 인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박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조지아주 남부지역의 연방검사장인 바비 크리스틴에 북부 연방검사장을 대행하도록 했다. 보통 공석이 생기면 해당 검찰청 내 인사가 대행을 맡도록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지역의 검사장에 맡긴 것이다. 크리스틴 검사장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캠프에 2800달러(약 305만 원)를 기부한 지지자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