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스피 3000’ 고심 깊은 금융위...공매도 노선 확실히 해야

입력 2021-01-06 12:52 수정 2021-01-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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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자본시장부 기자

코스피 3000시대가 열렸다. 업계에선 올해 안에 3200선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 증시 시장의 새로운 길을 기대했다. 주역은 단연 ‘개미’(개인투자자)다. 이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익 시현을 위해 쏟아낸 외국인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신화 속 아틀라스처럼 지수를 떠받쳤단 비유도 나온다.

개미의 힘에 금융당국은 모처럼 활황을 맞이한 시장을 축하하면서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공매도 해제일인 3월 16일을 두 달여 앞두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을 발표한 시점을 따져보면 이번 공매도 해제 여부 윤곽은 최소 한 달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식 시장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만큼 개미들의 눈은 올해 여러 변수 중 첫 타자인 공매도에 쏠릴 수밖에 없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주가가 내려갈수록 이익을 얻는데 공매도 재개 후 증시가 조정받았던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3월 전후로 주식 시장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금융위 내부에선 예정대로 3월 재개 시 필요한 제도 개선안들을 준비해나가는 모습이다. 당국은 현재 한국증권금융과 증권사의 시스템을 연결해 개인들이 실시간으로 대주 거래를 할 수 있는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일본식 공매도’를 참고한 것이다. 관건은 개인들이 공매도를 위한 대주시장에 얼마나 참여할지 여부다. 외국인·기관에 비해 개인은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아 제도를 들인 비용 대비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다만 공매도가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표준)인 점은 살펴야 한단 지적도 있다.

실제로 터키는 2019년 10월 공매도와 대차 거래를 금지해오다 글로벌 지수산출회사인 MSCI가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하고 개발국 이하 등급으로 강등하겠다고 하자 1년도 채 안돼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도 저도 아닌 시장이 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확실한 노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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