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가 끌어올린 창릉ㆍ대장 신도시 땅값…'보상 갈등' 불씨 되나

입력 2021-01-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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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반영률) 제고에 속도를 내면서 3기 신도시 예정지역에서도 공시지가가 10% 이상 오르게 됐다. 토지 보상을 둘러싼 갈등을 키우고 그로 인해 신도시 착공을 늦추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시지가 현실화로 창릉 11.9%ㆍ대장 10.1% 토지가치 상승
이투데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021년도 공시지가안(案)을 공고한 표준지 가운데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와 부천시 대장지구에 있는 102필지(창릉 81필지ㆍ대장 21필지) 공시지가를 전수 분석했다. 지난해 이들 필지 공시지가 총액과 비교해봤을 때 창릉지구는 11.9%, 대장지구는 10.1% 토지 가치가 상승했다.

표준지는 각 필지 가운데 토지 특성을 대변할 수 있는 필지를 말한다. 다음 달 표준지 공시지가가 확정되면 나머지 필지의 공시지가를 매기는 기준으로 쓰인다. 표준지 공시지가로 다른 땅들의 공시지가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부지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보다 공시지가가 20% 넘게 올랐다. 창릉지구에 속한 도내동의 한 밭은 지난해 1㎡당 52만5000원이었던 공시지가가 올해는 62만5500원으로 20.1% 뛰었다. 대장지구에선 대장동에 있는 비닐하우스 공시지가가 34만4000원에서 38만6000원으로 12.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다른 필지 가운데서도 지난해보다 올해 공시지가가 10% 오르는 비율이 창릉에선 88.9%(72곳), 대장에선 54.5%(12곳)에 이르렀다.

이같이 공시지가가 줄줄이 오른 건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2028년까지 90%로 올리겠다는 국토부 정책 기조 때문이다. 공시지가 신뢰성과 토지에 부과되는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에서다. 국토부는 올해도 표준지 공시지가를 전국 평균 10.4% 올릴 예정이다.

창릉지구나 대장지구 같이 토지 보상을 앞두고 있는 곳에선 공시지가가 갖는 의미가 더 크다. 토지 보상금을 평가할 때 핵심 지표로 쓰이기 때문이다. 토지 관련 세금을 줄이기 위해 공시지가를 낮춰달라는 다른 지역과 달리 3기 신도시 예정지에선 공시지가를 올려달라는 요구가 이어지는 건 이 같은 배경에서다. 지난해 남양주 왕숙ㆍ하남 교산ㆍ인천 계양ㆍ과천지구에서 보상 절차에 들어간 국토부는 남은 창릉지구와 대장지구 보상 공고도 상반기 중으로 낼 계획이다.

▲창릉신도시가 들어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창릉동 일대. (뉴시스)
▲창릉신도시가 들어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창릉동 일대. (뉴시스)

껑충 뛴 공시지가, 토지 보상 증액 명분될 수도
신도시 착공 지연 우려

감정평가업계에선 공시지가 상향이 토지 보상을 둘러싼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칙적으로 사업인정고시가 지난해 난 창릉지구와 대장지구에선 지난해 공시지가가 보상 기준이 된다. 하지만 여기엔 '시세'라는 변수가 더해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익명을 원한 한 감정평가사는 "공시지가가 감정평가 기준이긴 하지만 시세를 반영, 보정하도록 돼 있다"며 "공시지가가 오르면 시장 가격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보상 규모가 커질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토지주로선 공시지가 상향이 보상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에 토지의 시장 가치 상승과 보상금 증액을 주장하는 명분이 되는 셈이다.

이는 3기 신도시에 과도한 현금 보상이 풀리는 걸 막겠다는 국토부의 또 다른 정책 방향과 충돌한다. 국토부는 대토보상(현금 대신 다른 땅으로 토지 수용을 보상하는 제도)을 강화하는 등 현금성 보상을 줄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투자 종잣돈으로 재유입돼 시장을 과열시키는 걸 막기 위해서다.

보상금을 줄이려는 공기업과 증액을 요구하는 주민이 부딪히면 3기 신도시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토지 보상 작업을 시작한 과천지구와 교산지구, 계양지구에선 토지 감정평가를 끝내고도 금액 적절성을 둘러싼 공기업과 토지주 간 이견으로 보상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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