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열리나…임상 진행 속도는?

입력 2021-01-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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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2018년 대비 2024년 167배 성장 기대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상용화 사례는 없다. 현재 해외에서 5개 품목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만큼 상용화가 임박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3개 기업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거나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뜻한다. 인체 질병과 마이크로바이옴이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결과에 기반한 신약인 셈이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204개다. 시장 규모는 2018년(5630만 달러) 대비 2024년(93억8750만 달러) 167배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임상시험에 진입한 곳은 고바이오랩이다. 고바이오랩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KBLP-001’을 지난해 초 호주에서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완료했고, 이후 같은 해 8월 미국 FDA에서 임상 2상 IND를 승인받아 현재 환자를 모집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KBLP-001’의 임상 1상 IND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뿐 아니라 알레르기성 면역질환을 치료하는 ‘KBLP-002’에 대해 호주 1상 임상시험에서 투약을 완료했다. 임상 1상 결과 보고서는 데이터 분석 후 올해 1분기에 나올 예정이다. 고바이오랩은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상반기 중 미국 FDA에 임상 2상 IND를 제출하거나 국내 식약처에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기업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인 ‘GEN-001’에 대해 국내 기업 최초로 지난해 5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GEN-001 단독요법)을 승인받은 데 이어 11월에는 기업주도 임상시험(GEN-001 병용요법)을 승인받았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 ‘GEN-001’에 대한 1/1b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지난 10월 환자 대상으로 첫 투약을 시작하며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뿐 아니라 자폐증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SB-121’에 대한 임상시험도 준비 중이다. ‘SB-121’은 전임상 시험을 통해 장손상을 회복하고 옥시토신 분비를 활성화해 뇌 질환을 치료하는 작용기전 및 효능검증을 완료했다. 미국 FDA에서 IND 승인을 받은 만큼 올 상반기 내에 임상 1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놈앤컴퍼니는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면역 항암ㆍ자폐증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기술이전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쎌바이오텍은 상반기 안에 마이크로바이오 대장암 치료 후보물질 ‘CBT-P8’을 국내 식약처에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천랩은 ‘CLCC1’ 균주로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 치료제와 장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장질환 치료제 적응증에 우선순위를 두고 올해 다시 전임상을 이어간다. 아울러 CLCC1 외에 새로운 균주로 신경질환 치료제 관련 전임상도 시행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에 대한 국내 기업의 임상시험 건수가 늘자 식약처는 지난 12월 지원팀을 구성했다. 지원팀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사전상담과, 관련 심사부서, 연구부서 등 3개 과로 구성하고, 연구사업 및 전문가협의체 논의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특성을 고려한 품질ㆍ비임상 및 임상 자료 요건 등 가이드라인과 허가심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식약처 측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품질 평가, 임상시험 등 개발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이 완벽히 구축된 나라는 아직 없지만, 다른 나라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서 올해 식약처 내 지원팀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가이드라인, 허가심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합한 지침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벤처와 손잡고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해 11월 고바이오랩의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을 도입해 아토피피부염, 염증성 장 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신약을 개발한다고 밝힌 데 이어 12월에는 MD헬스케어의 염증 및 호흡기질환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염증 및 호흡기질환 신약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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