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올해 나스닥 상장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 소프트뱅크의 투자 기업 중 한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등 최소 6개사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쿠팡의 IPO가 올해 2분기에 진행될 수 있으며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32조67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쿠팡은 상장 준비를 차곡차곡 해왔다. 먼저 해외파 및 글로벌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 2019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케빈 워시를 이사회에 영입한 데 이어 나이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 등을 담당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다.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같은 주문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새로 시작했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를 쿠팡페이로 분사했다.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는 국토교통부에 택배사업 신청도 제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사업 ‘쿠팡 플레이’를 시작한데 이어 라이브커머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여러 사업 확장을 통해 나스닥 상장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쿠팡이츠와 사업이 유사한 음식배달 업체인 도어대시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아마존 프라임이나 넷플릭스와 유사한 ‘쿠팡 플레이’에 진출한 것 역시 기업공개 시 매력적인 요소로 부각시킬 수 있다.
문제는 나스닥 상장 분위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2019년 말 나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위워크’는 결국 3조 원 이상의 적자와 회사 가치에 대한 우려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실제 쿠팡도 수익성이 좋지 않다. 2019년 쿠팡은 연결 매출액 7조 15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4.2% 증가하며 홈플러스를 비롯해 롯데마트 등 전통 유통강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빠른 배송이라는 차별성으로 승부한 덕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물류센터 건립 등에 대규모 투자 비용이 들어가며 2014년부터 누적적자는 3조6904억 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쿠팡의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축구 경기장 46개 넓이의 최첨단 메가 물류센터를 짓기로 한 데 이어 대전과 김천, 광주 등에도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쿠팡은 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지난해에도 성장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0%이상 늘어난 12조 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지만 사업 확장으로 인해 적자 폭도 그만큼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이 신사업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넷플릭스와 도어대시 등 미국의 유명업체와 비슷한 사업군”이라면서 “상장시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블룸버그가 보도한 2분기 상장 추진설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