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혼다가 이달 자사 제품 4000대를 감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혼다는 현재 차량 제어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닛케이는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및 PC의 수요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차량 부품업체로 향할 반도체의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미야자키현에 위치한 아사히카세이 반도체 부품 공장 화재 사고로 인해 차량 탑재용 반도체의 품귀현상도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번 감산 대수는 2019년 전 세계 약 477만 대를 생산한 것을 감안할 때 전체의 0.1% 수준에 그친다. 다만 혼다 관계자는 “2월 이후 상황이 더 심각해질지 모른다. 1분기 국내에서만 수만 대의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는 통상 제품 완성까지 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생산량을 쉽게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스마트폰·PC 수요가 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예상해 반도체 발주를 선제적으로 줄였다.
이러한 가운데 자동차 시장은 회복세를 맞으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경기부양책 효과와 함께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자가용 구매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혼다의 해외 생산은 45만76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고, 국내 생산은 6만4843대로 2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스기야마 가즈히로 디렉터는 “스마트폰이나 5G, 게임 산업 등의 수요가 왕성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로 돌릴 수 있는 반도체 생산 능력은 한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혼다 이외의 브랜드에서도 감산 움직임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중국과 북미, 유럽에서의 생산 규모를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 콘티넨탈과 보쉬 역시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부품 공급 지연을 인정했다.
혼다는 앞서 5일에도 부품 공급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시빅’을 담당하는 영국 공장을 이틀간 중단한 바 있다. 이번 감산 대상은 소형차 ‘피트’가 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