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정규화를 요구하며 '철탑 농성'을 벌인 최병승(45) 씨가 현대자동차로부터 밀린 임금을 지급해달라며 낸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윤승은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최 씨가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에서 "현대차가 최 씨에게 4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 했다.
최 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 하청 업체인 예성기업에 입사해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가 현대차로부터 2005년 2월 출입증을 회수당하고 사업장 출입도 금지됐다.
이에 최 씨는 2011년 12월 "현대차의 해고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2005년 이후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최 씨의 출입증을 회수하고 회사 출입을 금지한 사용자 측의 처분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밀린 임금과 가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파견된 회사에서 2년 이상 근무하면 근로관계를 인정하도록 한 파견근로자법에 따라 최 씨는 현대차의 근로자이고, 출입을 금지한 것은 징계 절차 없이 이뤄진 부당한 해고라고 본 것이다.
또 현대차가 2005년 이후 밀린 최 씨의 임금뿐 아니라 `부당 징계로 판명된 경우 임금의 200%를 지급한다'는 현대차의 노사 단체협약을 근거로 가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이 기준에 따라 1심은 임금 3억여 원과 가산금 5억3000여만 원을 더해 현대차가 총 8억4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최 씨의 해고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지만, 현대차가 최 씨에게 가산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보고 액수를 4억6000여만 원으로 낮췄다.
한편 같은 날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이숙연 부장판사)는 김모 씨를 포함한 12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의 해고 처분을 무효하고 밀린 임금 8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