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왜 못사요?”…높아진 진입문턱에 불개미 ‘한숨’

입력 2021-01-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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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교육받으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NH투자증권 MTS ‘나무’ 화면 캡처
▲NH투자증권 MTS ‘나무’ 화면 캡처
최근 증권사 영업점에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매수되지 않는다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ETF 투자자 문턱을 높이겠다고 알렸지만 올 1월 4일부터 해당 요건이 적용되면서, 정보를 미처 습득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 상품 거래는 전년 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를 시작한 4일부터 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ODEX200선물 인버스’를 951억69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매일 2배수만큼 역방향으로 추적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상품이다. 해당기간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록한 순매수(2조3050억 원)의 4.1%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대한 투자 강도가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지난 한 해동안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조4907억 원의 순매수세를 보였는데 이 중 7.5%인 3조5862억원이 ‘KODEX200선물 인버스’에 쏠렸다. 지수 하락을 1배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5천791억원)와는 순매수액 차이가 3조원 넘게 벌어질 만큼 레버리지 거래가 압도적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낙폭의 곱절 가량을 버는 이른바 ‘곱버스’에 적극 투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레버리지 ETF 거래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통상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강한 상승장을 보일 때 지수 하락에 베팅한다”면서 “올해는 곱버스에 투자 자격이 없는 투자자들이 대신 ‘KODEX 인버스’를 765억2400만 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ETF는 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상승장에서 지수 수익률의 2배, 3배 등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 역시 2배, 3배 커져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곱버스’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올 1월 4일부터 개인투자자(전문투자자 제외)는 거래하는 증권사가 정한 기본예탁금 적용기준에 따른 현금 또는 대용증권을 기본예탁금으로 예탁해야만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채권(ETN)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인 기본예탁금 적용 기준은 투자자의 투자목적, 투자경험 등을 고려해 적용단계와 금액을 차등 적용하는데 최초 거래 시 기본예탁금은 1000만 원 가량이 필요하다. 신용상태에 따라 면제받을 수도, 최대 3000만 원까지 필요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교육원 화면 캡처
▲금융투자교육원 화면 캡처
아울러 레버리지 ETF·ETN 매매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이 시행하는 사전교육(1시간)을 완료하고 증권사에 교육 이수번호를 등록해야한다.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알리고,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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