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그룹, ‘직원공유제’ 카드로 위기 타개 나선다

입력 2021-01-11 15:01 수정 2021-01-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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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ㆍ쇼핑 등 코로나 타격 계열사 직원 물류 계열사로 파견…"고용 유지하면서 인력 유연성 확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직원공유제'를 도입한다. 코로나 타격이 큰 계열사의 인력을 인력이 부족한 계열사로 파견시켜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인력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직원공유제는 코로나19 시대가 낳은 신풍속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호텔체인 힐튼과 중국 알리바바 산하 슈퍼마켓 체인 허마셴성 등에서 일시적 실업이 대량으로 발생하자 이 같은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가령 힐튼호텔에서 일시해고된 근로자를 협력업체인 아마존에서 단기 고용하는 등 코로나로 타격이 큰 업종의 직원을 코로나로 바빠진 배달 업종 등으로 이동시키는 제도다. 다만, 롯데그룹의 직원공유제는 타사로 이동이 아닌 계열사간 이동이라는 점이 다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월드사업부와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는 직원공유제의 일종인 '사외파견제'를 도입한다. 호텔롯데 월드사업부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7일부터 이날까지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로의 파견 신청을 받고 있다.

파견은 신청자에 한해 이뤄지며 근무 기간은 1~3개월로 월 단위 신청이 가능하다. 이들은 롯데글로벌로지스 직영 택배기사와 동승해 전국 택배 지점과 터미널에서 택배 집하 및 배송 업무를 맡게 된다.

호텔롯데 외에 롯데쇼핑(마트 부문)과 외식 계열사인 롯데GRS 등도 직원공유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단기 사외 파견을 통해 휴직 인력의 처우를 보장하면서도 일손이 부족한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롯데그룹의 직원공유제 도입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그룹 차원의 비용 절감, 인력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호텔 등 주요 사업이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만 백화점과 마트 100여 곳이 폐점했고, 롯데쇼핑, 롯데자산개발, 호텔롯데, 롯데GRS 등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희망퇴직과 휴직을 비롯한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실시했다. 연말 임원 인사에선 100명이 넘는 임원이 퇴임했다.

지난해 이후 사업 부문을 합치고 줄이는 구조조정도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해 말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등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은 롯데쇼핑으로 통합됐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롯데쇼핑의 롭스 사업부는 롯데쇼핑으로 흡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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