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주택 공급’ 올인… 시장은 ‘전세 품귀’ 신음

입력 2021-01-13 06:20 수정 2021-01-13 08: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임대차법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반토막
실수요 늘며 전세자금대출 30%↑
입주 물량까지 줄어 '제2의 전세대란' 우려

새 주택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ㆍ전월세상한제) 시행 후폭풍이 올해도 연초부터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전세 매물은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나는 와중에 신규 입주 물량도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한층 더 가파르게 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세난을 잠재우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신속한 공급'을 주문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수년 넘게 걸려 사후약방문식 공급 대책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12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8300건으로 집계됐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인 지난해 7월 31일 3만8427건에서 반토막(-52.4%)으로 줄어든 규모다.

서울은 이 기간 본격적인 전세의 월세화 영향 등으로 전세 매물이 절반 넘게 빠지면서 전국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초구는 5357건에서 1527건으로 71.5% 줄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어 서대문구(68.2%↓), 은평ㆍ용산구(67.8%↓) 순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강남권인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62.6%, 60.8% 줄었다.

반면 전세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자금대출은 80조4532억 원에서 105조988억 원으로 30.63% 늘었다. 월간 잔액 증가 폭은 11월 1조6564억 원에서 12월 1조7596억 원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3기 신도시 등 청약과 직주근접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임대차법 시행과 실거주 의무 강화로 매물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늘다보니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개정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전셋값이 8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개정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전셋값이 8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58% 올랐다. 전년 0.69% 하락에서 급반등한 것이다. 최근 월간 변동률을 보면 10월 0.48%, 11월 0.78%, 12월 0.96% 등으로 상승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첫 주 0.13% 더 오르며 8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해 7월 4억6931만 원에서 12월 5억6702만 원으로 9770만 원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후 5개월 만에 1억 원 가까이 치솟았는데, 이는 앞서 5년 동안의 상승분에 해당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 단지들의 본격적인 이주와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전셋값이 더 들썩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에서 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이주하는 수요만 6600여가구에 달하고 아파트 입주 물량(91만6783가구)도 전년 동기 대비 35.8% 줄어들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확 줄어든 상황에서 정비사업 이주 수요 증가와 입주 물량 감소 등이 맞물릴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대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죽이는 정치 말고 살리는 정치 해야"
  • "여보! 부모님 폰에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드려야겠어요" [경제한줌]
  • 갖고 싶은 생애 첫차 물어보니…"1000만 원대 SUV 원해요" [데이터클립]
  • 농심 3세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미래 먹거리 발굴 힘 싣는다
  • ‘아빠’ 정우성, 아이 친모는 문가비…결혼 없는 양육 책임 뒷말 [해시태그]
  • 논란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막후 권력자는 당선인 아들
  • 국민연금, 삼성전자 10조 ‘증발’ vs SK하이닉스 1조 ‘증가’
  • "권리 없이 책임만" 꼬여가는 코인 과세…트럭·1인 시위 ‘저항 격화’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110,000
    • +0.12%
    • 이더리움
    • 4,855,000
    • +5.82%
    • 비트코인 캐시
    • 701,500
    • +1.37%
    • 리플
    • 2,045
    • +10.06%
    • 솔라나
    • 335,900
    • -2.04%
    • 에이다
    • 1,388
    • +3.5%
    • 이오스
    • 1,142
    • +1.78%
    • 트론
    • 277
    • -2.46%
    • 스텔라루멘
    • 723
    • +9.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200
    • +2.53%
    • 체인링크
    • 25,050
    • +7.51%
    • 샌드박스
    • 1,003
    • +22.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