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연내 글로벌 집단 면역 달성은 무리…기본 방역 수칙 철저히 지켜야”

입력 2021-01-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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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국 백신 물량 싹쓸이에 신흥국 백신 유통 지체 우려…“양자 거래 중단” 촉구 목소리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서 로고가 보인다. AP뉴시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서 로고가 보인다. 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집단 면역을 형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 과학자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올해 안에 인구 면역(population immunity)이나 집단 면역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몇몇 나라에서는 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 전체가 달성하는 수준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계속해서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집단 면역이란 다수의 사람이 면역력을 가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자연스럽게 끝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체 인구의 60~70%가 체내에 항체를 형성해야 한다. 현재 약 40여개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이는 평균 소득이 높은 나라에 집중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백신 접종을 개시한 42개 국가 가운데 고소득 국가는 36개국, 나머지 6개 나라는 중간 소득 국가로 알려졌다.

특히 몇몇 부국이 내년 말까지 시장에 나올 백신의 절반 이상을 선점하는 등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신흥국의 백신 유통이 지체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빈국들이 올해 많아 봤자 인구의 20%를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일부 부유한 국가들은 자국 인구의 몇 배에 달하는 물량을 선점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WHO는 공평한 분배를 위해 백신 제조사와 국가 간 양자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처음에는 부국이 백신 대부분을 사들이더니, 이제는 중간 소득 국가까지 추가로 양자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소외된 빈국에 있는 고위험군의 사람들이 백신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백신 민족주의는 우리 모두를 해하고 문제를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WHO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주도하고 있다. WHO와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이 참여하는 코백스는 저소득국을 대상으로 올해 전체 인구의 최대 20%에 달하는 백신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코백스를 통한 백신 전달은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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