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안전 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하면 최대 징역 10년6개월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양형기준안이 마련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양형기준이 강화되면서 산업재해에 대한 사용자 책임과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대법원에 따르면 양형위원회는 전날 107차 전체회의를 열어 양형기준 설정 범위를 확대하고 형량 범위를 대폭 상향한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
산안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 치사 범죄는 기본 양형기준이 기존 징역 6개월~1년6개월에서 상향된 징역 1년~2년6개월로 정해졌다.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존재하는 특별가중영역은 징역 2년~7년이다. 다수범, 5년 내 재범은 권고 형량이 최대 징역 10년 6개월까지 가중된다.
양형위는 ‘사고 발생 경위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등 특별감경인자를 5개 제시했다. ‘자수, 내부 고발 또는 범행의 전모에 관한 완전하고 자발적인 개시’도 특별감경인자로 했다.
양형위는 “기업범죄 양상을 띨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범죄의 경우 가담한 사람의 수사 협조가 범죄 전모를 밝히는 데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형사정책적인 관점에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당 금액 공탁’을 감경인자에서 삭제해 사후적 수습보다는 산업재해의 예방에 중점을 두도록 유도했다.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를 각각 특별가중인자로 둬 사고의 반복성과 규모를 모두 주요한 양형 참작 사유로 반영했다.
양형기준안은 관계기관에 대한 의견조회와 다음 달 5일 공청회 개최 등을 거쳐 3월 29일 전체회의에서 최종의결할 계획이다.
한편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처벌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 따라 산재, 사고 등으로 노동자가 숨지면 해당 사업주,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10억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게 된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은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