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프로바이오틱스, 1조 시장 눈앞…홍삼도 넘본다

입력 2021-01-12 14:31 수정 2021-01-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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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의 주역으로 떠오른 프로바이오틱스가 1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파죽지세의 성장세로 건강기능식품 원료 부동의 1위 홍삼을 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전년(7415억 원)보다 19.4% 몸집을 불린 8856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6년 기준 1903억 원에 불과하던 이 시장은 2018년 5000억 원을 돌파한 후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홍삼 아성 위협하는 프로바이오틱스…건기식 2위 부상

프로바이오틱스의 활약에 힘입어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은 4조9805억 원으로 5조 원에 육박한다. 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건강에 관한 관심과 소비가 커졌다"며 "규모적 성장은 물론 구조적 다양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주도하는 3대 원료(빅3)는 홍삼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다. 프로바이오틱스는 2019년부터 비타민 시장을 추월, 전체 건강기능식품 원료 가운데 2위로 올라섰다. 비타민은 6000억 원이 넘는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했지만, 매년 1000억~2000억 원씩 몸집을 불리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매서운 추격엔 역부족이었다.

건강식품시장 원료 부동의 1위인 홍삼은 2018년 1조5093억 원 규모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빅3 중 시장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원료는 홍삼이 유일하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1조4332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홍삼은 면역력 향상과 피로 회복 등의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이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건강뿐 아니라 면역력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고함량 활성비타민이 피로 회복의 선두주자로 떠오르면서 홍삼의 역할은 조금씩 축소되는 추세다.

▲2020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8856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종근당건강 '락토핏'(위부터), 쎌바이오텍 '듀오락', 일동제약 '지큐랩'.
▲2020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8856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종근당건강 '락토핏'(위부터), 쎌바이오텍 '듀오락', 일동제약 '지큐랩'.

종근당건강 '락토핏' 천하…너도나도 프로바이오틱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급성장은 종근당건강 '락토핏'의 성과와 맞물린다. 2016년 처음 등장한 락토핏은 빠른 속도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재편했다. 3년 만인 2019년 연매출 2000억 원을 돌파, 제약·바이오업계에 '프로바이오틱스 바람'을 일으켰다.

락토핏은 지난해 3분기 이미 2019년 연매출을 넘어섰다. 종근당건강은 2020년 매출 규모를 26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출 고공행진은 과감한 설비 투자로 이어졌다. 종근당건강은 충남 당진시 합덕읍에 국내 최대 유산균 전용 분말생산라인을 갖춘 스마트공장을 짓고 있다. 연면적 4만1042㎡의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11월 완공이 목표다.

합덕 신공장이 완공되면 종근당건강의 생산시설은 1조 원 규모로 400% 증대된다. 주력 분야인 프로바이오틱스 생산라인은 기존보다 3배 이상 확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홈쇼핑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과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종근당이란 브랜드 이미지가 더해져 시너지를 냈다"면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온 가족이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이란 점을 고려하면 저가 정책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락토핏 따라잡기'도 한창이다. 일동제약의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지큐랩'은 독자 개발한 유익균주와 4중 코팅 특허 기술 등을 원료와 제품력의 차별화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원제약의 '장대원', JW생활건강의 '마이코드 신바이오틱스' 등이 존재감 확보에 나섰다. 대화제약은 1일 '우아한 포스토바이오틱스'를 발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 시장 개척해야 추가 성장…K-프로바이오틱스 통할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7년 456억 달러(약 54조 원)에서 연평균 7.0% 성장해 2022년 640억 달러(약 7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기능식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출액 대비 마케팅ㆍ유통 등 비용 비중이 크고,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이 거세지면 시장 규모는 커지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재미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든다.

이런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기업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중국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중국 전용 락토핏 제품을 출시했다. 프로바이오틱스 2위 기업 쎌바이오텍은 이중코팅 기술력을 바탕으로 덴마크와 프랑스, 싱가포르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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