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백신 6600만 명분 확보…'집단면역' 속도전 시작

입력 2021-01-13 14:28 수정 2021-01-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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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백신 확보전에 이어 접종 속도전이 코로나19 종식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여유 물량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백신 도입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을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도입을 확정한 4종의 백신에 더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대 3년 유통기한·국내 생산'…노바백스 백신 협상 중

노바백스의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든 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개발됐다. 2~8도에서 보관·유통이 가능하며, 유통기한이 최대 3년에 달한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다수 코로나19 백신과 마찬가지로 2회 접종해야 한다.

아직 이 백신을 허가한 나라는 없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에서 임상 3상에 들어갔으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영국에서 먼저 실시한 임상 3상 중간 데이터는 1분기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1000만 명분(2000만 회분)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우리나라는 총 660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노바백스는 미국(1억 회분), 영국(6000만 회분), 인도네시아(5000만 회분) 등과 백신 공급을 약속했다.

노바백스는 국내 백신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지난해 8월 코로나19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생산한 물량을 국내에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도입 시기는 이르면 올 2분기가 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백신 원액과 완제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면서 "교대 근무를 하며 공장을 풀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제조소 실사 임박…내달부터 접종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바로 접종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 허가와 별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고, 국가출하승인을 거쳐야 비로소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따라 접종 개시 시점이 결정된다. 정부의 목표 시점은 2월이다.

국내 도입이 예정된 코로나19 백신 중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출한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품질, 위해성관리계획 등 제출자료를 심사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1회 접종 0.5㎖ 접종 후 4~12주가 지나 같은 용량을 다시 접종하는 내용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효과와 안전성을 별도로 분석·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 공급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식약처는 제조·품질관리를 평가하기 위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장 실태조사를 이달 중 실시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허가가 임박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2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조건부 승인 신청을 접수했다. 29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은 3월까지 긴급사용을 승인하기로 했다.

탈출구는 '집단 면역'…국내 후발주자들도 개발에 전력

코로나19 백신은 이례적으로 빨리 개발된 만큼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나 면역 유지 기간 등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백신 개발사들은 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임상 시험으로 이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가 백신 2000만 명분을 확보한 모더나의 탈 잭스 최고의료책임자(CMO)는 12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백신이 최소 1년간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3회차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지 시험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백신 확보 경쟁에서 앞서나간 주요국들은 신속한 백신 접종에 착수했다. 통제와 추적을 통한 방역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만이 코로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접종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스라엘은 3주일 만에 전 국민 20%에 대한 접종을 완료하고, 2차 접종도 개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과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등 모두 임상 초기 단계다.

제넥신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착수했지만, 임상 1상 투약 완료 후 물질을 변경하면서 다시 임상에 들어갔다. 올해 말 허가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은 최근 첫 번째 환자 투약을 진행했다. 양사는 모두 최대한 빠른 속도로 임상을 진행할 방침이며, 셀리드는 올여름께 백신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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