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위탁생산ㆍ유통 "나야 나"…제약바이오업계, 앞다퉈 도전장

입력 2021-01-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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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위)과 모더나 백신 샘플.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 백신(위)과 모더나 백신 샘플.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확보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백신 위탁생산과 유통 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에 이어 노바백스 백신까지 도입 초읽기에 들어가자,보건당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출범해 올해 1분기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를 시작으로 독감 유행 시기인 11월 전까지 접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접종 대상자와 접종기관, 실시기준, 이상반응 관리체계 등 세부적인 접종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식약처와 손잡고 백신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관리를 위해 ‘코로나19 백신 유통·보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달 중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업체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유통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GC녹십자는 이달 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갖춘 바이넥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GC녹십자는 자사 제품의 경우 원료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하지만, 위탁생산은 완제품 생산만 맡는 만큼 바이넥스와의 협업으로 위탁생산 시에도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GC녹십자와 협업에 나선 바이넥스는 현재 제넥신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 물량을 위탁생산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항체치료제를 포함해 바이오 의약품 CDMO 계약을 수주해 생산하고 있다. 바이넥스 측은 “바이넥스는 원료 생산에 강점이 있고 녹십자는 완제시설을 활용해 완제의약품 생산에 강점이 있다”라며 “아직 실질적인 협업 내용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전날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략을 발표하며 “mRNA백신과 DNA백신 위탁ㆍ수탁생산(CMOㆍCDMO)이 가능한 시설 기반의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 위기 극복에 이바지하기 위해 여러 회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의지를 드러냈다.

한미약품은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곳으로 평택 공단 바이오플랜트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현재 이 공단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한미약품 측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 예정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 2년 전 완공했는데 FDA 허가가 예정보다 늦어지며 아직 가동은 안 하고 있지만, 만약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을 경우 정비 후 곧바로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은 백신 위탁생산 경험이 없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게 되면 기술이전이 전제돼야 한다.

백신 유통에도 관심이 쏠린다. 질병청은 조달청을 통해 백신 보관을 위한 냉동고, 접종에 필요한 주사기 등 장비·물품 구매 절차를 진행 중이다. mRNA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각각 영하 70도 내외, 영하 20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냉동고가 필수다. 이에 질병청은 1월 중 냉동고 100대를 우선 구매하고, 1분기 안에 250대까지 설치 대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질병청은 콜드체인 유지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이달 중 유통업체 계약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물류 전문 계열사인 용마로지스는 코로나19 백신 유통에 대비해 정온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백신은 보관 온도를 맞추지 못하면 약효를 상실할 수 있는데 초저온 유통 체계가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역시 영상 2~8도에서 유통해야 약효가 유지된다.

이에 용마로지스는 입고부터 보관, 분류, 간선 수송, 배송까지 전 물류과정에서 의약품 및 백신 품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실온(1~30도), 상온(15~25도), 냉장(2~8도), 냉소(1~15도)의 조건대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배송하는 정온 배송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췄다.

용마로지스는 영하 70도 내외 온도 유지 조건이 있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유통도 가능할 전망이다. 정온 배송은 정온 설비를 장착한 특수 차량만으로 영상 1~30도 조건 유지가 가능한데, 특수 용기 활용하면 영하 20~70도 조건을 유지하는 콜드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경남제약도 이번에 의약품 및 백신 유통사업에 처음 뛰어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경남제약은 지난달 15일 콜드체인 솔루션 전문기업인 한울티엘과 업무협약을 맺고 백신 등 의약품 운송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경남제약은 한울티엘이 개발한 저장 용기에 특수 냉매나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영하 70도 이하부터 상온까지 온도를 맞출 수 있고, 저장 용기에 추적 장치를 붙여 실시간으로 백신 이동과정을 살펴보는 체계를 구축했다.

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유통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아직 정부의 콜드체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준비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콜드체인 가이드라인을 아직 내놓지 않아서 가상의 시나리오대로 준비중이다. 이달 말 유통 업체와 계약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는데 기존 백신 유통 사업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유통이나 보관이 훨씬 엄격하게 진행돼 가이드라인이 미리 나오면 수월하게 대비할 수 있는데 지금은 너무 촉박하게 진행돼 어려움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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